저도 이제 철드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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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편지]저도 이제 철드나 봐요

주말에 친구와 어울려 기차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기차에 나란히 앉은 노부부가 저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참 곱게 늙으셨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품위가 있었습니다. 고개 숙인 저녁 노을에 드러난 할아버지의 백발은 참으로 곱고 아름다웠습니다. 그분들도 젊은날을 돌이켜보고 싶어서 기차여행을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그 잔영이었을까요.

달리는 차창에 엄마, 아빠의 얼굴이 비치는 듯했어요. 부모님이 생각났어요. 고통 속에 수척해진 엄마, 아빠의 얼굴을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릅니다.

그동안 저희 3남매를 키우시느라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그 고생 속에서 저희 3남매는 엄마, 아빠께 얼마나 위로와 감동을 드렸을까. 솔직히 저는 그런 자랑거리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어요.

학교에 다닌다, 직장에 다닌다는 핑계로 집에 들어가선 늘 내 방에 박혀 있었죠. 그렇다보니 대학을 졸업한 딸의 뒷바라지도 부모님 몫이었죠. 저는 책을 한권 더 보는 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빠는 늘 저에게 '나무가 숲이 아니듯이 숲도 나무는 아니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그 의미를 깨닫지 못했어요. 이제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느 것도 고집이나 억지를 부려서는 되지 않는다는 뜻이죠. 마치 나무가 숲이 되길 고집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에요.

엄마, 아빠! 이제 엄마의 딸이 철이 들었나봐요. 기차에서 만난 노부부가 저 스스로 뒤돌아볼 수 있게 해줬어요. 이제부터라도 엄마, 아빠에게 작은 감동과 기쁨을 선물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그게 하늘이 제게 주신 은혜에 보답하는 일이겠죠.

제가 지난해 엄마 아빠 결혼 30주년 때 이런 마음을 전하려고 했는데 이제야 편지를 쓰게 됐어요.

엄마, 아빠 행복하세요.

고맙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면 박미연




[우정사서함]

2005 경기방문의 해 기념 우표 발행

우정사업본부(본부장:구영보)는 관광산업을 통한 지역경제 성장의 활로를 마련하고 주5일 근무제 본격 시행에 대비한 건전한 여가환경 조성을 위해 문화관광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방문의 해' 사업 지역으로 경기도가 선정된 것을 기해 '2005 경기방문의 해' 기념 우표를 3월 10일 발행했다.

우표 디자인은 '아름다운 경기도, 가고 싶은 경기도'를 표현한 것으로 이천의 아름다운 도자기와 양주별산대탈춤놀이, 잘 보존된 DMZ의 평화로운 생태계를 모티브로 경기도만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경기도는 '2005 경기방문의 해'를 맞아 연인원 6900만명의 관광객 유치, 부가가치 3조4900억원 창출을 목표로 체계적인 민-관 네트워크 구축과 수준 높은 관광인프라 확충,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 등 경기도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주요 행사로 세계도자기비엔날레와 세계평화축제, 백남준미술관 개관, 세계관광박람회, 서울모터쇼, 태권도 축제,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 파주 장단콩 축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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