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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외로운 별'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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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Lone Star)가 '론 스타(lone star)'로 전락하고 있다. 론스타는 미 텍사스주 댈러스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다. 펀드 투자자들은 공공연기금, 대학기금, 보험회사, 은행지주회사 등 다양하다. 텍사스 석유재벌의 여유자금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conomy@Life]론스타 '외로운 별' 전락

그러나 최근 투기자본감시센터(www.specwatch.or. kr)가 본격적으로 축출운동에 들어가고, 국정감사에서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한 의혹이 계속 제기되면서 론스타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악화하고 있다. '외로운 별'로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업을 할 수 없는 자격미달"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론스타 아웃' 캠페인을 지난 10월 14일 시작했다. 또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 중에 불법적인 내용이 있다며 주무부처 중 하나인 금융감독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 센터는 "론스타(론스타펀드 IV)가 투자할 금액 11억달러에 맞춰 외환은행 경영권을 넘겨주기 위해 금융당국이 신주발행, 액면가 이하 발행, 제3자 배정 등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드래그 어롱(drag along:지분을 매각할 때 다른 주주에게 함께 매각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의 특혜를 줘 론스타가 지분을 100% 보유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적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인 이찬근 인천대 교수는 "론스타는 은행업을 영위한 적이 없는 단순한 사모펀드로서 미국 내에서조차 법률상 은행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외환은행을 인수하자마자 흑자를 내고 있던 미국 법인과 지점을 폐쇄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자격미달인 투기펀드에 외환은행을 매각한 금융당국의 책임을 추궁하는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18일 재정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경환 의원(한나라당)은 수출입은행이 외환은행 지분을 론스타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이면계약과 졸속계약을 통해 헐값으로 팔아 1천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10월 21일 국감에서 나경원 의원(한나라당)은 2003년 7월 25일자 금감위 내부 문건을 공개하고, 금감위가 론스타로부터 인수자격에 대한 구두확약 요청을 받고 이에 대해 적극 검토한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사전승인 의혹이 있다는 증거다.

'론스타 아웃'을 외치는 투가자본감시센터의 캠페인이 아니어도 론스타가 수익을 내면 한국을 떠날 것이란 예측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론스타는 철저하게 수익이 되는 곳을 쫓아다니고, 이익이 나면 가차없이 팔아치운다. 론스타는 벌처펀드(투기펀드)로 알려져 있다. 대체로 장기투자보다는 단기투자로 승부를 본다. 이는 과거의 행태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론스타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자금난에 빠진 기업의 부동산을 주 공략대상으로 삼았다. 론스타는 1999년에 동양증권 여의도 사옥을 6백50억원에 매입했고, SKC 여의도 사옥은 6백60억원에 사들였다. 그러나 불과 2년 만인 2001년에 호주계 투자은행인 맥쿼리에 SKC 사옥을 8백억원에, 동양증권 사옥은 8백50억원에 팔았다. 수익이 나자 바로 팔아 3백40억원을 벌어들였다. 투기펀드의 성격을 여실히 보여준다.

론스타는 스타타워도 매물로 내놓았다. 이미 지난해부터 이런 소문은 무성했으나 이번에는 미국계 부동산투자회사인 CB리처드앨리스와 씨티은행을 공동 매각주간사로 선정하는 등 과거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확실히 팔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론스타는 매각주간사를 통해 해외 투자자들과 물밑접촉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매각가격은 1조원으로 유력한 매입자로 동양증권-SKC 사옥을 매수한 맥쿼리가 거론되고 있다.

[Economy@Life]론스타 '외로운 별' 전락

수익에서 있어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론스타의 행태는 2003년 10월에 인수한 외환은행에서 절정을 이룬다. 구조조정을 위해 지난 10월 19일부터 22일까지 대리급 이상 직원으로부터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말이 희망퇴직이지 불법적인 정리해고로 직원들은 보고 있다. 직원들의 원성은 당연한 일. 그래서 4,172명의 외환은행 노조원 전원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제기한 행정소송에 참여했다. 론스타가 철저하게 '외로운 별'이 되고 있는 셈이다. 론스타가 감원하려고 하는 이유는 구조조정을 통해 매각 가격을 올리기 위한 것이다.

스타타워 팔아 막대한 차익 노려

론스타는 현재 외환은행에서 1년 만에 시세차익을 1조원 가량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평가이익은 대부분 액면가 이하로 인수받은 신주에서 발생했다. 론스타는 주당 4,000원에 2억6천8백75만 주를 인수했다. 현재 외환은행 주가가 7,100여원이므로 굳이 계산하면 8천여억원의 평가차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론스타가 곧 외환은행을 팔려고 내놓을 것이란 소문이 은행업계에 파다하게 퍼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실제로 10월 20일 국감에서는 금감위가 문학진 의원(열린우리당)에 제출한 '2003년 9월 26일 의사록'에 따르면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미국 내 은행지주회사법 적용 시기를 2년간 유예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론스타가 애초부터 2년간 경영을 전제로 외환은행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렇다면 론스타가 1년 안에 외환은행을 매각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재정경제부 김석동 금융정책국장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곧 팔 것이란 소문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다"면서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국장은 "이익이 나야 팔 텐데, 현재 그 정도는 아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외로운 별'로 전락한 론스타가 진정한 스타가 될지 잠시 반짝이다 사라지는 '슈팅스타(유성)'가 될지 1년 안에 판가름날 전망이다.

조완제 기자 jw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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