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관과 궁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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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얘기는 재미있다. 왕조사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환관과 궁녀의 감춰진 뒷얘기라면 더욱 그렇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 역사 역시 권력자를 중심으로 서술되기 때문에 환관이나 궁녀의 얘기를 듣기는 쉽지 않다. 이들은 왕의 그림자였고 궁궐을 지키는 주인공이었으면서도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적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이들의 역사는 찬란하다. 중국의 역사는 환관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의 환관 조고는 황제를 마음대로 갈아치웠으며 전한 시절 사마천은 환관이 된 비통한 심정을 극복하며 〈사기〉를 저술했다. 후한시대는 환관이 정치-경제-외교권을 모두 장악했다. 고력사-이보국-어조은-구사량 등은 재상보다 권력이 강했다. 명나라 때는 정치-경제는 물론 군권과 경찰권까지 모두 환관이 장악했다. 이 때문이었을까. 명 희종 때 부족한 환관 인력 3,000명을 모집하는 데 지원자가 무려 2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당시 환관은 1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거세전문가인 엄공 역시 수백 명에 이르렀다.

[출판]환관과 궁녀

이 책에는 궁녀의 삶을 빠짐없이 복원하기도 했다. 궁녀의 개념과 궁녀 조직의 발전 과정, 범주, 임무, 선발, 교육, 복장과 머리 모양, 근무 형태와 월급, 출궁, 죽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특히 조선의 마지막 상궁 성옥염씨, 조선의 마지막 궁중요리사 조충희씨, 환관족보 〈양세계보〉,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버려져 있는 환관 무덤, 궁녀들이 사용한 남근목, 한말 상궁사진, 중국 청나라 환관 등 60여 장의 사진과 도판이 실려 있어 사료적 가치도 높다.

박영규 지음, 김영사 14,900원.

황인원 기자 hi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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