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읽기

사람들 사이에 '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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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사이에 '벽'이 있다

일본의 시사주간지 〈아에라〉는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 때문에 일본에 나타난 여러 가지 '벽'을 다뤘다. 배용준 열풍이 불면서 드라마를 즐길 수 없게 만드는 벽이 등장했다. 배우를 잘 모를 때에는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배용준의 얼굴색이 안 좋네. 머리 스타일이 이상하네'라는 생각에 드라마에서 현실로 돌아오고 만다.

[외지읽기]사람들 사이에 '벽'이 있다

스스로에게 벽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드라마를 보다보면 현실감이 떨어지고, 드라마 속의 연애를 찾게 된다. 연애할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이다.

가족 사이의 벽도 생겼다. 한 모녀는 얼마 전까지 〈겨울연가〉를 같이 봤지만, 딸이 취직한 뒤 새로운 환경에 접하면서 벽이 생겼다. 어머니는 여전히 드라마에 빠져 있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딸은 어머니가 한심하다.

직장 동료 사이도 마찬가지다. 한 여교사는 동료로부터 〈겨울연가〉를 추천받았다. 현실적인 이야기 전개가 중심인 일본 드라마에 익숙한 그는 '설원에서 뛰어노는 고교생'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직장에서 동료와 '대화'하기 위해 거의 졸면서 드라마를 보고 있다.

하지만 벽이 사라진 경우도 있다. 그것은 한국을 오해하고 있던 일본 여성의 선입견이라는 벽이다. 〈겨울연가〉를 계기로 한국 그 자체를 배우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총명한 개'가 진화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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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의 뛰어난 언어능력을 주목한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언어진화연구 프로젝트 담당자인 생물학자 율리아 피셔는 개 주인의 허락을 받고 리코를 3년간 관찰했다. 관찰 결과 그녀는 리코가 벌써 250개 이상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배워가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발표했다. 맹인 인도견이 보통 40개 정도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데 비해 정말 놀랄 만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학자들이 이렇게 리코를 주목하는 이유는 '인간이 언제, 그리고 어떻게 언어를 사용하게 되었는가'라는 진화생물학의 오랜 난제를 푸는 데 리코가 훌륭한 연구모델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침팬지가 언어연구의 주 대상이었지만 리코는 지금 침팬지나 오랑우탄 못지않게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 물론 리코의 언어이해능력은 뛰어나나 리코는 사람처럼 말을 할 수는 없다. 사람처럼 입을 통해 언어를 말하기에는 개의 생물학적인 조건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다. 개의 이해능력은 개가 사람과 오랫동안 접촉해오면서 사람과 의사소통방식을 발전시켜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개가 사람과 함께 살아오면서 주인의 말을 이해하는 능력을 발전시켜왔다면, 왜 리코만 탁월한 식별능력을 가진 것일까? 인간 중에 천재가 있듯이 개에게도 능력 차이가 존재하는 것일까? 연구담당자인 율리아 피셔는 자신의 애완견에게 장난감을 구별하도록 연습시키고 있지만 벌써 몇 달째 별 성과가 없다. 

절로 웃음이 난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커버스토리에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초상화에서 웃고 있는 이유를 다뤘다.

김 위원장이 군과 관료, 인민을 통제하는 방법은 불투명하지만 그가 외부 세계를 조작하는 방법은 놀랍도록 빈틈이 없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체제가 무너진다면 막대한 통일비용이 들 것이기 때문에 한국이 북한의 체제 유지를 간절히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덕택에 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분열이 야기됐다.

[외지읽기]사람들 사이에 '벽'이 있다

〈타임〉에 따르면 한국의 좌익 민족주의 대통령과 집권당 등은 북한을 잠재적인 친구나 파트너로 본다. 한국은 미국의 북한 핵무기 인식에 이의를 제기했고, 용산기지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이견을 갖고 있다. 북한에 대한 인식도 변했다. 젊은 사람은 북한보다 미국을 싫어하고, 한국의 언론은 북한의 경제개혁에 대해서만 논의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은 북한을 친구로, 미국을 통일을 방해하는 세력으로 배우고 있다. 현재 미국 내 일부 인사는 한국을 동맹국으로 신뢰하지 않고 있다.

주변국가의 태도도 달라졌다. 일본은 납치일본인 가족의 귀환에 즈음해 거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중국은 최근 미국의 북한 핵무기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러시아는 원래 방관자였다. 이런 상황에 김 위원장은 주변국이 엇박자만 유지하도록 하면 최대 목표인 체제 유지를 달성할 수 있다. 선전포스터에서 그가 항상 웃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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