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 겸비한 가수 계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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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스타앨범

미모 겸비한 가수 계은숙

그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신은 워낙 공평한지라 한 사람에게 두 가지 특출한 재능을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노래를 잘하면 얼굴이 평범하고 얼굴이 예쁘면 노래는 못한다는 것이 당시의 상식이었다. 그런데 노래도 잘하고 얼굴도 예쁜 여가수가 등장했다. 그건 정말 신선한 바람이었다. 더욱이 그녀는 무척 섹시했다. 미모뿐 아니라 창법까지.

맑은 음색을 지닌 허스키보이스. 한 소절 두 소절 골목길을 돌 때마다 슬쩍슬쩍 나타나는 비음. 경쾌한 리듬 속에서 나지막이 터져나오는 탄식음. 그리고 열아홉 살 풋사과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원숙미. 

1980년 〈기다리는 여심〉 〈노래하며 춤추며〉 〈보고픈 걸 어떡해〉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우리 앞에 나타난 그녀, 계은숙(桂銀淑)은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10대가수상을 수상하며 거침없이 정상에 오른 그녀는 그러나 모두가 떠나는 걸 아쉬워할 때 일본으로 훌쩍 날아갔다. 그리고 '혹시 싸구려가 되면 어쩌지' 하는 우려를 씻고 '제2의 미소라 히바리(일본의 엔카 영웅)'라고 불릴 정도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때는 무슨 일이(1984년)

최은희 신상옥 부부 납치 발표

계은숙은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10대가수가 되었지만 최은희는 남과 북에서 스타여배우로 활약했다. 지금도 아리송한 구석이 없지는 않은 사건. 1978년 최은희는 남편 신상옥과 함께 홍콩에서 홀연 사라졌다. 월북인가, 납북인가 등 설이 분분했지만 그들로 인해 홍콩-마카오가 우리 앞에 불쑥 다가왔다. 별 말이 없던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는 사건 발생 6년 만인 1984년 느닷없이 최은희-신상옥이 북한으로 납치되었다고 발표했다. 어쨌든 그들 부부는 북한에서 8년간 생활하며 영화도 찍었는데 1986년 거짓말처럼 탈출, 미국으로 날아갔고 끝내 한국으로 돌아왔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성춘향〉 등에서 감독과 주연여배우로 호흡을 맞추었던 그들은 이제 80을 넘어 인생의 황혼길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신필름을 통해 영화제작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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