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출동 '소방 오토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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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골목길로 연결된 주택가. 불이 났다. 어디선가 소방차 사이렌이 들린다. 골목길에는 소방차가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빽빽이 자동차가 서 있다. 어떻게 이곳까지 온 것인가. 이때 사람들 앞에 나타난 것은 소방차가 아닌 오토바이였다. 오토바이는 화재 현장에 나타나더니 힘차게 물을 뿌렸다. 소방용 오토바이였던 것이다.

[사회]출동 '소방 오토바이'

그는 중고 오토바이 한 대를 구입해 개조를 시작했다. 필요한 부품은 부품시장을 이리저리 헤매며 직접 구했다. 오토바이 수리점의 도움을 받아 분사에 오토바이 동력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2001년 3월 시제품이 탄생했고, 그는 특허신청을 냈다. 이때까지 약 5천만원이 들었다.

처음에는 산불 진압용으로 고안했지만,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는 좁은 골목길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사실 2001년 3월 4일 소방관 6명을 희생시킨 서울 홍제동 화재는 좁은 골목길에 세워둔 차 때문에 소방차가 빨리 진입하지 못해 발생한 대형참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소방도로에 불법주차된 차량을 소방관이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됐으나, 불법주차는 여전해 소방관을 당혹케 하고 있다.

화재취약지구 순찰용으로도 적격

[사회]출동 '소방 오토바이'

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소방용으로 성능이 떨어진다면 쓸모가 없을 것이다. 소방용 오토바이의 성능을 검사한 한국소방검정공사에 따르면 소방용 오토바이가 방염제나 물을 내뿜을 수 있는 거리는 평균 12m정도이며 탱크에 들어있는 방염제는 평균 3분 남짓 방사할 수 있다. 소방용 오토바이를 소화전에 연결하면 지속적으로 물을 내뿜을 수 있는데 한국소방검정공사가 이를 시험해본 결과, 8시간 동안 물을 내뿜어도 성능에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한국소방검정공사는 "소방용 오토바이가 갖춰야 할 초기 화재진압 성능이 확보됐다"고 결론내렸다.

전 이사 등은 3월 18일부터 21일까지 대구국제소방-안전엑스포에 소방용 오토바이를 출품,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정재용 기자 politika95@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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