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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뱃속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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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아기는 뱃속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 外

"뱃속에서 쉬지 않고 춤췄어. 아, 엄마 뱃속으로 돌아가고 싶다."-3년, 남자아이, 임신 중인 산모가 아이와 즐겁게 대화를 많이 한 경우.

"뱃속에는 하얀 줄이 이렇게 쭉 있었어. 아기는 입에 스트로우를 물고 있고 그게 엄마 배꼽이랑 연결되어 있죠?" 3년 4개월, 남자아이, 자기 배꼽에서 뭔가 쭉 늘이는 시늉을 하면서.

최근 출간된 〈아기는 뱃속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에 나오는 글이다. 거짓말 같은 이 얘기는 일본의 현직 산부인과 의사인 이케가와 아키라가 2000년 2~7세 아이를 둔 엄마 7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저자는 "절반이 넘는 엄마가 자기 아기가 그런 기억을 갖고 있다"며 "아기가 한 말을 적었다"고 한다. 이 책을 보면 아기가 뱃속에 있을 당시의 상황을 세세히 기억하고 있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아기의 말 중 가장 많은 것이 '어두웠다' '아주 조금 밝았다' '빨갰다' 등 밝음이나 색깔에 대한 표현이었다.

"뱃속은 아주 기분이 좋았어. 빨갛고 따뜻했어. 자꾸 잤어."-2년 6개월, 남자아이.

"어두웠어. 따뜻해. 폭식폭식. 똑똑."-1년 8개월, 남자아이.

저자는 "상식적으로 믿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인간의 인식이나 기억시스템에는 아직 과학으로 해명되지 않은 많은 게 있다"며 "아이들이 뱃속의 일을 기억하고 있는 것은 거짓이 아니다"고 말한다. 저자의 주장을 방증하는 얘기는 이외에도 많다. 아기의 대답 중에는 '바깥이 보였다'라는 것도 있다.

"뱃속에 있을 때 말이야, 나무하고 빌딩하고 전깃줄 같은 게 보였어. 구름도 오렌지 빛깔이었어."-2년 7개월, 남자아이, 임신 중 노을을 자주 즐기면서 바닷가 공원을 산책했던 어머니의 아기.

"여기 나 아는 곳이야. 배꼽구멍으로 다 보였어."-4년, 여자아이, 임신 중에 어머니가 몇 번 산책 나갔던 공원에 태어난 아이를 처음 데리고 갔을 때.

이와 같은 사례를 들면서 저자는 "아기의 몸을 지키는 것만이 안전한 출산이 아니고 아이의 마음에 함부로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이 진정한 출산"이라고 말한다. 임신과 출산의 참의미를 새기게 하는 책이다. 김경옥 옮김, 샨티 8,500원.

황인원 기자 hiw@kyunghyang.com

정찬주 역사소설 [대백제왕](전2권)

일본인 시조 구세관음상 추적

[출판]'아기는 뱃속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 外

일본인이 '시조'라 여기는 구세관음상을 보자. 구세관음상은 높이 179.9㎝로 녹나무로 조각하여 금박을 입힌 목조불상이다. 일본은 이 불상을 수백 년 동안 공개하지 않았다. 최근 1년에 봄-가을 두 차례 1주일씩만 공개하고 있다.

일본인은 이때 전국 각지에서 불상 참배를 위해 모여든다. 자신들의 시조 격인 쇼토쿠태자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저자는 구세관음상이 백제의 성왕상이라고 구체적인 증거를 들이댄다. 저자는 일본의 고서 〈성예초〉에 기록된 "위덕왕이 부왕의 형상을 연모하여 만든 존상이 곧 구세관음상이다. 또한 이것은 상궁태자의 전신"이라는 부분에 주목한다. 저자는 이를 소설 속의 주인공 '나'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힌다.

"일본인에게 구세관음상의 모델로 알려진 쇼토쿠태자는 문화의 불모지인 일본 땅에 불교를 전파하고 생활규범을 만들고 법령과 제도를 정비하여 아직까지 일본인의 존경을 받고 있다. ...위덕왕의 아들인 아좌태자가 그린 쇼토쿠태자의 초상화가 호류지에 국보로 전해지다가 소실되기도 했다." 

한반도와 일본에 걸친 대제국 건설을 꿈꾸었던 성왕과 고대 일본에서 왕으로 추앙받던 왕인 등에 대한 역사의 진실도 담겨 있다. 새로운 지식에 갈망하는 독자에게는 청량제 같은 소설이다. 아래  각8,000원.

황인원 기자 hi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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