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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권 의원 가장 높은 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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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심재권 의원 가장 높은 점수

이같은 현상은 불과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현역 의원의 몸과 마음이 쏠려 있는 데다 신당 출범 등 정계 개편의 소용돌이 속에서 여-야 가릴것없이 당내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 따른 것이다. 내년 총선을 겨냥한 야당의 정치 공세와 '무여당 현상'에 따른 책임정치 실종이 겹치면서 이번 국감이 '정책국감'이라기보다는 '정략국감'이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하지만 이같은 '부실국감' 중에도 두각을 나타내는 의원도 적지 않았다. 〈뉴스메이커〉는 16대 마지막 국감을 정리하면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의원 10명을 선정했다. '국감 베스트10' 선정은 현장을 누빈 각 정당 출입 기자와 정당 관계자 등 100여 명의 설문을 통해 이뤄졌다. 선정 기준은 국감 출석률과 자료 준비, 충실도,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한 평가치이며, 응답자로부터 3명씩 중복 추천을 받아 집계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 민주당 심재권, 한나라당 이한구-강창희-박종희, 자민련 정우택, 한나라당 안상수, 민주당 이윤수, 통합신당 김덕배, 한나라당 김홍신, 통합신당 송석찬 의원이 '베스트10'에 선정됐다.

[정치]심재권 의원 가장 높은 점수

강원랜드 카지노 도박 문제점 지적

문화관광위 간사인 심재권 의원은 자료 준비와 성실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민주당 총재 비서실장 출신인 심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도박에 대한 문제점과 허점투성이인 문화재 관리, 한국 영화산업의 '부익부 빈익빈' 문제 등을 지적해 이목을 끌었다.

심 의원은 또 문화재청에 대한 국감에서 "감은사지석탑의 훼손이 심각하고 신라고분 800여 기가 수몰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문화재청의 대응이 매우 미약하다"며 "풍납토성 보존을 위한 예산 산정도 무려 1백20억원이나 잘못 계산하는 등 계획 자체가 실종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공영방송인 KBS2의 시간당 프로그램 평균 제작비가 MBC-SBS보다 높은 반면 시청률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며 KBS2가 수준 낮은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에게 외면받으며 전파를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해 큰 공감을 얻었다.

[정치]심재권 의원 가장 높은 점수

증권거래소 임원 평균 급여 급등 추궁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은 구 재무부(재경부) 이재과장 출신답게 경제 현안에 대해 집요하게 추궁, 피감기관들이 적잖은 곤혹을 치렀다. 미국 캔사스주립대학 경제학박사인 이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증권거래소의 임원의 평균 급여가 3년 만에 2배 이상 오른 이유를 추궁한 데 이어 지방국세청 국감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회장인 이기명씨의 용인 땅 매매계약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또 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를 토대로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 금지를 조기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의원은 종업원 500인 이상 사업장의 임금 인상률이 20%로 종업원 10명 미만 영세사업장 5%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고 지적했으며 정부가 대북 식량 차관을 제공하면서 실제 들어간 비용을 1조3천억여원이나 축소해 발표하고 이를 양곡관리 특별회계에서 손실로 처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례대표인 이 위원은 이번 국감에서도 (주)대우경제연구소장 경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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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방탄헬멧 소총탄 관총 우려

5선의원인 강창희 의원은 군출신답게 국방부에 대해 전문가적인 국감을 실시해 피감기관들이 답변에 큰 애로를 겪었다.

특히 강 의원은 육군본부에 대한 국감에서 전쟁에서 병사의 생명을 보호하는 방탄헬멧이 근거리에서 권총 탄환에 관통될 정도로 약하다고 주장해 한때 소동이 일었다. 강 의원은 "9월 인천 송도 실탄사격장에서 실시한 방탄헬멧 성능 시험 결과 한국군이 보유한 헬멧은 8m 거리에서 발사한 권총탄에 관통됐지만 미군 헬멧은 일부 함몰만 됐을 뿐 뚫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또 해군본부 국감에서 강 의원은 "신형 방탄복 도입에 착수한 해군이 3년이나 도입을 지연하면서 2002년 6월에 발생한 서해교전에서 희생자가 늘었다"며 "신형 방탄복을 조기에 지급했다면 희생자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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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제2외곽순환로 실현 의문 제기

언론인 출신인 박종희 의원은 사전 조사와 전문가 자문을 기초로 질의를 준비하는 등 심층적인 감사 준비로 국감 분위기를 주도했다는 평가 받았다. 특히 박 의원은 경기도에 대한 국감에서 "제2외곽순환도로의 경우, 사업비 15조원을 택지개발부담금 4조원, 민자 6조원, 국비 5조원 등으로 충당하겠다는데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도의 '단독추진' 발표가 '반협박조'라는 정부 부처 견해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고 추궁해 지역주민으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또 박 의원은 화성 사건 당시 현장에서 수사를 지휘했으며 최근 〈화성은 끝나지 않았다〉는 자전 에세이를 쓴 경기지방경찰청 하승균 강력계장을 호명, 지난 9월 6일 유일하게 목격자가 확보된 7차 사건의 공소시효가 지난 것에 대해 소회를 물어 관심을 끌었다. 새마을운동 중앙회 감사에선 이수성 중앙회장에게 "올 초 당시 김두관 행자부 장관이 새마을운동중앙회를 관변단체라며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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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형 병원 주차장 돈벌이 지적

매년 국감 베스트 의원 자리를 내놓지 않는 저력을 보이고 있는 김홍신 의원은 올 국감에서도 피감기관들을 몰아붙였다. 올해도 그의 송곳 같은 질문이 이어져 정치인뿐만 아니라 국민의 관심도 높았다.

김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서울 시내 대부분의 대형 병원들이 입원환자의 보호자에게 주차료를 물리는 등 '주차장영업'을 통한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국 23개 종합병원의 MRI가 병원마다 최고 3.89배, 초음파검사는 3.42배까지 차이가 나 고가장비는 정부가 나서 가격 조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해 공감을 얻었다.

이번 국감에서 김 의원은 에이즈에 대한 대책 마련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에이즈 환자의 유전자 분석 결과 감염원이 상이한 감염자끼리도 비슷한 유전자염기서열을 가지고 있으며, 전체 에이즈 감염자의 73.3%는 10여 종에 달하는 에이즈 바이러스 종류 중 'B타입'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B타입' 바이러스가 '한국형 에이즈'일 확률이 높다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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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태풍 상륙시 뮤지컬 관란 폭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정우택 의원은 피감기관으로부터 공통적으로 충실한 자료 준비와 함께 공부를 많이 하고 나온 의원이라는 평을 들었다. 특히 대통령 내외가 서울 삼청각에서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를 관람한 사실이 행자부 감사에서 정 의원의 질의를 통해 드러났다. 정 의원은 허성관 행자부 장관에게 사실 확인을 요구하면서 "전 공무원에게는 태풍에 대비해 비상체제로 근무하게 해놓고 대통령이 연극이나 관람한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추궁, 이 문제를 정국의 이슈로 부각시켰다.

또 경기도 국감에서 "용인 수지지구 탄천의 수질은 시화호가 최악으로 오염됐던 당시보다 훨씬 나쁘다"며 "죽전지구 입주를 앞두고 하수 처리 용량이 크게 부족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폭로해 지역주민의 공감을 얻었다.

충북경찰청 감사에서는 노대통령과 이원호씨와의 관계를 집중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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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사 1백억대 부실 보수비 지적

안상수 의원은 율사 출신답게 사안의 본질을 논리적으로 꿰뚫는 감각으로 단연 돋보이는 활동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한국주택공사에 대한 국감에서 안 의원은 "지난 5년간 주민이 입주한 상태에서 지하주차장 누수나 단지 내 녹지 지반 침하 등으로 주택공사가 부실공사 보수-보강을 위해 들인 공사비가 1백11억3천5백만원에 달했다"며 "재시공-보완시공으로 공기업 공신력이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부 대전청사에서 열린 고속철도건설공단에 대한 국감에서 1999년 11월 시험선 개통 이후 지난 8월 말까지 자갈이 날려 고속철도 바퀴가 찌그러지는 결함이 86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철도청에서 일하다가 부상당한 유공자나 사망자 유족에게 돌아가야 할 홍익 매점이 엉뚱하게도 일반인 및 관련 회사 간부 친인척에게 분양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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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공 택지개발 조성원가 부풀리기 발언

이윤수 의원은 의정활동 중 꾸준한 정책자료를 내놓은 성실함을 국감에서도 유감 없이 발휘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는 한국토지공사에 대한 국감에서 토공이 경기도 화성 동탄 신도시와 평택 포승 산업단지 등 74개 택지개발 및 산업단지지구의 조성 원가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이미 6백44억여원의 이익을 올렸으며, 앞으로도 1천2백22억여원의 부당이익을 챙길 예정인 것으로 밝혀 논란이 일었다.

그는 또 주공에 대한 국감에서 "서울 휘경동 주공아파트 주민들을 만난 결과, 건설 3사 가운데 2개 업체는 하자보수도 해주지 않을 뿐더러 이제는 연락조차 안 된다고 한다"며 "2001년 10월에 입주한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29대에서 지난해 788건, 올해 98건의 고장이 발생했지만 하자보수는 감감무소식이라고 한다"고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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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청 직원 가족 무임승차권 발급 지적

건설교통위 간사인 김덕배 의원은 전문가에 버금가는 치밀한 자료 준비로 국감에 임하는 의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의원은 특히 국감에서 철도청이 2001년부터 지난 6월까지 철도청 직원 가족들에게 25만여 건 31억2천만원 상당의 무임승차권을 발급해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시내에서 자동차 등록원부상 소유자와 실제 소유주가 다른 속칭 '대포차'가 1만6천여 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대포차의 자동차세 체납액은 무려 1백9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밝혀 관련기관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 의원은 "대포차는 실제 소유자를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어 의도적으로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위반하더라도 단속이 어려워 악순환이 계속된다"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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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재해복구 관련법 개정 요구

송석찬 의원은 다른 베스트10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충실한 자료 준비가 돋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송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재해 발생 시 우선 예비비에서 복구 예산을 쓰고 부족하면 추경을 편성하고 그 돈은 다음해나 예산에 반영되는 등 신속한 재해복구를 할 수가 없는 실정"이라며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충청권 3개 시-도가 첨예한 물밑 유치경쟁을 벌이는 신행정수도와 관련, 송 의원은 "과도한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각종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신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사업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신4당 체제하에서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 처리가 불투명하고 굳이 특별법이 아니라 하더라도 행정수도 이전은 가능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각 당 국감 평가 '성공적'

여론과 달리 정치권은 이번 국감활동을 '성공적'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국정난맥을 지적하고 개선책을 내놓겠다는 목표가 상임위마다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분당으로 야당이 된 민주당은 '개혁하는 야당'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또 통합신당은 '1여(與)3야(野)' 구도 속의 소수여당으로서 야당의 공세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지만, 정책 대안 제시가 두드러졌다고 자평했다. 자민련은 의원 숫자는 적지만 정우택 의원이 '뮤지컬 관람 발언'으로 노 대통령의 사과까지 이끌어내는 등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는 판단이다.

김재홍 기자 at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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