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과 평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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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내연산 청하골  시원하게 물줄기를 내뿜는 폭포를 감상하기에 좋은 곳으로 경북 포항시의 내연산 폭포골을 따를 곳이 과연 있을까. 내연산은 해발이 비록 710m에 불과하지만 해안가에 솟은 산이기에 내륙의 1,000m급에 육박하는 산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안겨준다. 40리 골짜기 곳곳에 숱한 폭포를 만들어놓아 여름철이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전국 각지에서 많은 여행객이 찾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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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폭포인 쌍생폭포(일명 상생폭포)는 두 갈래 물길이 기암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떨어지는 모양을 하고 있으며 장쾌함보다는 단아한 멋을 지녔다. 보경사에서 1.5㎞ 정도 올라가야 만나는 폭포이다. 제4폭포인 잠룡폭포 주변의 골짜기는 영화 〈남부군〉면에도 등장했다. 지리산 어느 골짜기에 모인 남부군 대원이 남녀노소 가릴것없이 모두 발가벗고 목욕하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제6폭포인 관음폭포는 주변에 선일대-신선대-관음대-월영대 등 기암절벽 지대를 거느리고 있다. 또 폭포수가 만들어놓은 시퍼런 소 옆에는 커다란 관음굴이 뚫려 있고 이 굴 안쪽으로 들어가면 한쪽 입구를 가린 채 떨어지는 폭포수 줄기를 볼 수 있다. 관음폭포 앞의 소는 곧잘 여행객, 특히 어린아이의 물놀이장 구실도 한다.

제7폭포인 연산폭포는 관음폭포보다 위쪽에 자리한다. 높이 30m, 길이 40m에 이르는 위용을 자랑하는 폭포이다. 청하골에서 가장 규모가 큰 폭포라 할 수 있다. 학소대라는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커다란 물줄기가 쏟아지는 광경에서는 탄성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한편 관음폭포 앞쪽 암벽의 벼랑길을 지나 다시 15분 가량 물길을 따라 상류로, 상류로 가면 또 하나의 폭포를 만나는데 이 폭포는 숨겨져 있다고 해서 은폭이라 불린다. 가지런한 물줄기가 시퍼런 소로 떨어지는 모습은 이름에서도 풍겨나듯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마력을 지녔다. 이 곳 위쪽으로도 시명폭-제1복호폭-제2복호폭-제3복호폭이 이어지긴 하나 찾아가는 이는 많지 않다. 쌍생폭포에서 은폭까지 8개의 폭포만 감상해도 내연산 청하골의 진면목을 실감할 수 있다고 여행전문가들은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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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골 감상 후 시간 여유가 있다면 내연산수목원((054)262-6110)을 방문해보자. 포항시 서부 산간마을 죽장면 상옥리에 수목원이 위치하고 있다. 청하면에서 죽장면의 수목원으로 가려면 샘재라는 고개를 넘어야 한다. 샘재에서는 내연산 청하골 풍경을 발 아래로 굽어볼 수 있다.

내연산수목원에는 총 720종 약 7만8천 본의 수목이 식재돼 있다. 수목원 전망대에 오르면 울창한 삼림과 깊은 골짜기,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푸른 동해와 멀리 호랑이꼬리라 일컫는 호미반도 조망에 이르기까지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과 조망에 매혹된다. 수목원 내에는 고산식물원과 울릉도식물원, 식용식물원, 방향식물원, 침엽수원, 활엽수원 등의 분원이 조성되어 있고 4계절 꽃을 식재한 테마정원, 시원한 연못 조경이 어우러진 수생식물원과 연못, 창포원 등도 정다운 분위기를 안겨준다.

여행메모 (지역번호 054)

포항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보경사행 버스가 약 1시간 간격으로 1일 운행된다. 7번 국도가 지나는 포항시 송라면 소재지에서 4.5㎞쯤 들어가면 보경사 입구에 이른다. 매표소 부근에는 넓은 주차장이 갖춰져 있다. 포항시 흥해읍과 송라면 가운데에 위치한 청하면에 비학산생칼국수(261-7300)라는 맛집이 있다. 경북 일대에 여러 개의 체인점을 거느린 별미집이다. 바지락을 넣어서 면발이 부드러운 칼국수를 끓여낸다. 값은 4,000원. 송라면 지경리 7번 국도변에는 독도 24시회대게(262-7757)라는 식당이 있다. 보경사 입구에는 연산온천파크(262-5200)라는 온천 겸 숙박시설이 지난 8월 13일 문을 열었다. 포항 일대 여행 중 아침 일찍 일어나 일출을 감상하고 싶다면 송라면 화진리의 화진비치모텔(246-8883)에 묵어본다. 바로 옆에는 화진해수욕장 해변이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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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은 3개의 권역으로 나뉘어 관리되고 있다. 한국의 자생식물 1,000여 종이 서식한다는 생태식물원과 진기한 식충식물 등이 전시된 실내전시관, 그리고 실내전시관 뒤편에 있는 주제관으로 나뉜다. 원장 김창렬씨는 고랭지 채소밭을 야생화 천국으로 탈바꿈시켜 평창군의 관광객 증대에 많은 공헌을 한 인물이다. 벌개미취가 지고 나면 가을 꽃의 대명사인 구절초가 하얗게 피어나 그 넓디 넓은 언덕을 뒤덮는다.

카페 비안 뒤편의 신갈나무 숲길도 숲향기를 맡아보기에 좋은 곳이다. 산책로의 길이는 약 1.2㎞ 정도로 1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온몸이 상쾌해지고 머리 회전이 한결 윤택해졌음을 느낀다. '천년의 숲으로 오십시오. 우리 꽃을 보러 오십시오'라는 식물원의 캐치프레이즈는 집으로 돌아가서도 오랜 시간 동안 머릿속에 남는다. 진부면의 버스터미널에서 오대산 월정사행 버스를 타고 식물원 입구에서 하차, 1.5㎞를 병내리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식물원에 닿는다. 승용차는 가까운 곳까지 접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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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사 입구에는 산채정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즐비하다. 메밀 음식을 잘 하는 곳으로는 진부면 송정리의 메밀촌(336-3310)을 추천한다. 100% 메밀막국수와 메밀전병, 메밀묵사발 등을 맛볼 수 있다. 특히 묵사발은 연한 메밀묵을 길다란 직육면체 모양으로 잘라 묵은 김치가 담긴 국물에 담아내는데 속풀이로는 그만이다. 사장 한순기씨는 메밀싹차-메밀원두커피 등을 발명해 특허낸 인물로 최근에는 메밀꽃차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글-사진/유연태〈여행작가〉 kotour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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