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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냉장고 업계 불황, 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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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이어 와인-쌀냉장고 수요 급증

비데-공기청정기 시장도 호황 업종으로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서도 일부 전자제품은 전년 대비 4배 이상의 급성장세를 보이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전자업체의 집중적인 틈새 마케팅 전략과 신세대의 새로운 제품에 대한 구매 욕구가 맞물려 호황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경제]기능성 냉장고 업계 불황, 나가 있어!

대표적인 제품이 화장품냉장고를 비롯해 와인-쌀-반찬-자동차용 냉장고-비데-공기청정기 등이다. 이들 품목은 불황기에 하나의 틈새시장을 형성하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제품군으로는 일명 '세컨드 냉장고'로 불리는 기능성 냉장고이다.

김치냉장고의 '대박' 이후 점화되기 시작한 세컨드 냉장고 개발 경쟁은 최근 화장품냉장고를 거쳐 반찬-와인-쌀냉장고 등으로 빠른 속도로 옮겨가고 있다.

화장품냉장고 수요 작년비 4배 증가

업계는 출시 3년째를 맞고 있는 화장품냉장고의 올 시장 규모를 2002년보다 4배 이상 증가한 4백억원대(50만 대)로 전망하고 있다. 2001년 플라스틱 사출업체인 세화가 '뷰티쿨' 브랜드로 처음 상품을 선보인 이래 현재는 10여 개의 중소기업과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까지 가세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화장품냉장고는 화장품 보관 외에 식염수-안약-연고 등 각종 미용 관련 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기능을 겸비하고 있어 신세대층을 중심으로 구매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화장품냉장고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냉장고 시장이 최근 틈새시장으로 급부상하면서 기업간에 치열한 마케팅전이 펼쳐지고 있다"면서 "보다 기능을 다양화한 제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경향은 화장품의 고급화 때문이다. 저온 보관이 필요한 레티놀-콜라겐 등 무방부제 고기능성 화장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보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 앞으로도 천연 원료를 추출해 만든 화장품이 더 많이 출시될 전망이어서 화장품냉장고의 전망이 밝은 편이다.

시장 참여업체로는 세화(제품명 뷰티쿨디럭스)를 비롯해 씨코(미니쿨)-매직아트(듀웨이쉘)-킴스(미즈, 라미고) 등 10여 개 중소기업과 2002년 코스닥에 입성한 이젠텍(챠빌), 여기에다 최근 시장 참여를 선언한 삼성전자(시엘)와 캐리어-LG(스타렛) 등이다. 최근에는 중견 가전업체인 위닉스도 CJ홈쇼핑과 함께 '프라움' 화장품냉장고를 선보였다.

이기형 세화 사장은 "화장품이 고급화하면서 냉장 보관의 수요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선도 중소기업이 기술 개발을 주도해나가고 있는 가장 유망한 중소기업 틈새시장"이라고 말했다. 씨코의 권승열 대표는 "올 들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월 1만 대씩 팔려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 문화 고급화에 힘입어 와인 전용 냉장고도 최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2002년 캐리어-LG가 '와인셀러'란 브랜드로 처음 출시한 이후 올 들어 중소 김치냉장고 전문업체인 해피라인이 중국 '하이얼' 제품을 수입해 시장에 가세했다.

[경제]기능성 냉장고 업계 불황, 나가 있어!

해피라인이 하이얼의 독점판매권을 획득한 이후 첫 제품으로 출시한 와인냉장고는 90~100ℓ 규모로 와인을 보관하기 편리하도록 와인랙 등이 구비돼 있다. 업계는 와인 인구가 늘면서 상류층을 중심으로 와인냉장고도 점차 붐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와인냉장고와 함께 최근 젊은 주부를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제품인 쌀냉장고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쌀냉장고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주)굿엠은 최근 '리치인'이란 브랜드로 시판에 나섰다.

이 제품은 쌀을 다량으로 보관할 떼 신선도가 떨어지거나 여름철 쌀벌레와 곰팡이가 피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냉장고 내부 온도는 쌀눈까지 보존할 수 있는 10℃를 유지하고 있다. 굿엠은 최근 웅진코웨이와 연 10만 대 OEM 납품 계약을 했다.

세컨드 냉장고 붐을 일으킨 김치냉장고는 이미 자리를 확고히 다진 품목이다. 처음 시판되었을 당시만 해도 "누가 살까" 했을 정도로 사업성에 회의를 가졌던 김치냉장고가 최근엔 웬만한 가정에는 한두 개씩 자리를 확보했을 정도다.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삼성전자-LG전자-만도위니아 등 대기업은 앞다퉈 첨단 기능을 갖춘 김치냉장고 개발에 적잖은 노력을 하고 있다.

공기청정기 대기업-전문업체 각축

정수기 및 공기청정기 전문회사인 JM글로벌도 최근 '시베리온(SIBERION)'이란 브랜드로 김치냉장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JM글로벌 황은아씨는 "시베리온은 김치 냉장 보관과 함께 냉동 기능도 있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김치냉장고 시장이 중산층으로 확산되고 있는 데다 냉동 기능이 있는 이른바 퓨전냉장고의 수요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컨드 냉장고와 함께 최근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는 있는 품목은 '비데'이다. 업계는 올해 비데 시장 규모를 5천억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2002년 1천3백억원의 3.8배에 이르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비데 소비가 급증하고 있으나 아직 보급률이 낮아 성장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국내 비데 시장에는 웅진코웨이개발-청호나이스-삼홍사-노비타 등 40여 개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현재 웅진코웨이개발은 렌탈제도를 앞세운 '룰루랄라 비데', 청호나이스는 고급형을 지향한 '굿모닝 비데', 삼홍사는 '매직크린 비데', 노비타는 '노비타 비데' 등을 출시했다. 이외에도 중소 수입업체가 일본-미국 등의 비데를 수입해 유통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들어 일본업체의 국내 시장 진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공기청정기도 최근 부각되고 있는 제품군이다. 대기오염과 황사 우려 등의 영향으로 공기청정기 시장은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삼성-LG전자 등 대기업과 웅진코웨이개발, JM글로벌 같은 정수기업체, 여기에 청풍 등 공기청정기 전문업체와 수입업체까지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공기청정기 시장이 팽창하면서 동시에 치열한 '상전(商戰)'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는 생활 수준 향상과 건강 및 위생의식에 힘입어 불경기와 상관없이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에선 올해 시장 규모가 2천5백억~3천억원 정도 되면서 보급률은 10% 이상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재홍 기자 at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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