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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U대회 언제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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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21~31일 개최되는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의 열기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벽을 넘어 하나로, 꿈을 펼쳐 미래로'란 슬로건을 내건 이번 22회 U대회에는 170개국에서 1만1천여 명의 선수와 임원진이 참가, 역대 U대회 중 가장 큰 규모로 꼽히고 있다. 대회 종목만도 축구-배구-농구-육상-체조 등 정식종목 10개와 태권도-유도-양궁 등 선택종목 3개, 모두 13개에 달하고 경기장도 대구를 비롯해 경주-안동-구미-경산 등 경북 지역 7개 도시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더욱이 참가 여부가 유동적이었던 북한까지 지난 7월 7일 선수단은 물론 대규모 응원단까지 보내기로 발표해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에 이어 스포츠를 통한 한반도의 평화무드 조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이번 대회가 역대 최대 규모이고 북한까지 참여키로 함에 따라 상당한 관심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대회가 불과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현지에서는 좀처럼 분위기가 뜨지 않고 있다. 시가지 곳곳에 U대회 관련, 현수막과 엠블렘, 마스코트 깃발만 나부낄 뿐 도시 전체적으로는 대회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단지 7월 초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참가 소식에 한때 술렁거리도 했으나 지금은 다시 가라앉은 상태다.

역대 최대 규모로 북한도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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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성공의 척도로 평가받는 입장권 판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조직위는 지난 7월 1일부터 개회식은 물론 개별경기장 입장권 판매에 나섰으나 실적이 너무 저조해 비상이 걸린 상태다. 지난 7월 23일 현재 개-폐회식은 9.19%, 일반 경기는 17.42%의 표만 팔렸다.

이에 따라 조직위는 43개 중앙부처를 비롯해 국회 대법원 지방자치단체 등 모두 276개 기관에 개-폐회식 입장권 3만6천7백68매에 대한 판매 협조 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더욱이 공무원과 학생들로 관중석을 메우기 위해 벌써부터 관공서와 초-중-고교에 무리하게 입장권을 할당, 물의를 빚고 있다.

경기 침체로 시민 관심 적어

대구에서 열리는 첫 국제스포츠행사인데도 시민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U대회가 월드컵과 올림픽에 비해 인지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대회 성격도 대학생만의 스포츠제전이라는 자체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또 대회 기간도 대구의 더위와 맞물려 외지의 관중을 경기장으로 끌어들이기가 만만치 않다. 북한 응원단도 지난해 부산 아시안게임 때 이미 선을 보여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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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문시장에서 건어물전을 운영하는 조한철씨(45)는 "영세상인들이 잇따라 가게 문을 닫을 지경인데 이 판국에 무슨 국제대회냐"며 "경기장을 찾을 기분이 아니다"라고 손을 내저었다. 회사원 정한채씨(37)도 "대구 경제가 최악의 상태에서 치러지는 대회라 시민들의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는 것 같다"며 "실속도 챙기지 못하고 예산만 낭비하는 적자대회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당초 이번 대회를 통해 대구에 대한 국제 신인도를 제고시키고 지역 기업의 수출 증대와 관광 활성화 등으로 침체된 지역 경제를 회복시키로 했으나 분위기가 가라앉아 고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대회를 계기로 지하철 사고로 인한 오명을 떨쳐버리고 선진-국제도시로 발돋움한다는 도시 이미지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U대회 조직위 하진규 사무총장은 "선수단이 속속 입국하고 북한 응원단이 들어오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대구의 장기적인 발전 차원에서 시민이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회의 성패는 남은 기간 대구시와 U대회 조직위가 얼마나 치밀한 준비와 전략으로 시민의 관심과 동참을 이끌어내는가에 달려 있다.

북녀 응원단에 기대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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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길 대구시 체육진흥과장은 "북측과 구체적인 공연 일정 등은 수립하지 않았으나 부산아시안게임에 비추어볼 때 대회 기간 5번 정도의 야외공연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구시측은 "이번 대회에 북한 응원단이 대거 참여키로 해 분위기를 띄울수 있는 불씨는 마련됐다"면서 북녀들의 응원에 전폭적인 지원을 할 방침이다.

북한 응원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들이 묵을 대구은행연수원도 덩달아 뜨고 있다. 팔공산 자락에 들어선 대구은행연수원은 호텔급 수준의 원형 6층 건물로 팔공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경관이 빼어난 곳이다. 1998년 10월 건립한 대구은행연수원은 325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객실과 강당, 세미나실, 토의실, 도서실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 때 북한 응원단이 머문 부산 다대포항의 만경봉호에 인파가 몰린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대구은행연수원 주변에 '북녀'를 보기 위한 관광객이 찾아들 전망이다.

대구/박태우[지방자치부 기자]tae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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