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전남 고흥풍양우체국 /우정사업본부 제공

전남 고흥풍양우체국 /우정사업본부 제공

한국의 근대적 우정 업무를 최초로 담당한 우정총국은 1844년 4월 개설됐다. 16~17세기에 건축한 건물(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59)은 국립병원 전의감으로, 1629년(인조 7)에 일본 사절단의 숙소로 사용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광복 후 1956년부터 체신부가 관리했는데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궁외건물과 애국운동 장소라는 점을 인정받아 1970년 10월 사적 제213호(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됐다. 1972년 체신기념관을 개관했다.

진해우체국(경남 창원시 진해구 백구로 40)은 1912년 10월에 준공된 러시아풍 단층 목조건물이다. 일본이 러일전쟁 승리를 기념해 방사선 형태의 여덟 갈래 도로를 만들고, 도로 사이에 주요 8개국의 독특한 건축 양식을 본떠 만들었으나 나머지 7개 건물은 현대식으로 개축돼 예전 모습이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1981년 9월에 사적 제291호로 지정됐다.

인천우체국(인천 중구 제물량로 183)은 1923년에 만들어졌다. 당시만 해도 큰 규모로, 윗부분에 돔 모양의 탑옥(塔屋)을 올려놓은 다른 행정 관청과 달리 이를 생략하는 등 평면과 세부적 외양이 기본 형식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1982년 3월 인천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고, 현재 인천 중동우체국이 들어서 있다.

‘우체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빨간 벽돌의 획일적인 모습이지만, 이처럼 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건물도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탄생 140년을 맞아 다시 한 번 우체국 건물을 탈바꿈하고 있는데, 2022년 11월 전국 우체국 3400여곳 중 400여곳을 2027년까지 재건축하겠다고 밝혔다. 우체국 예금사업으로 확보한 이익금 등을 재원으로 한다.

1년여가 흐른 지난해 12월부터 지역 특색을 반영한 우체국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남 고흥풍양우체국에는 지역관광자원인 ‘유자’와 ‘우주’의 캐릭터인 ‘월이·흥이·락이’가 세워졌다. 충북 제천백운우체국에는 ‘박달재 설화 벽화’가, 강원 양양현남우체국에는 ‘서핑 형상 벽화’가 그려졌다.

부산송도우체국은 해수욕장 관광지라는 점을 고려해 ‘해변 카페형 건물’로 재탄생했다. 강원 정선임계우체국은 사과 주산지라는 지역 특색을 고려해 사과 모양 조형물을 설치했다.

주민복지를 위한 공간도 들어선다. 강릉주문진우체국에는 소상공인의 창업과 혁신 등을 지원하는 청년창업지원센터가 오는 5월에 입주한다. 제천백운우체국에는 2월에 장애인·노인 돌봄시설이 개소한다.

또한 새로 건립되는 모든 우체국은 장애인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인증(BF)’을 받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은 “노후우체국 재건축으로 우체국이 지역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7년까지 400여개 재건축을 목표로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우체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우정 이야기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