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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사지 말자” 노란 항의

일본이 바다에 핵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지 26일째 되던 지난 9월 18일, 서울 세종대로 인근에 방사능 마크가 가득 찍힌 노란 비닐이 깔렸다. 그 위에 선 환경활동가들의 손엔 ‘일본 맥주 먹지 말자’, ‘추석 때 일본 상품 불매하자’라는 손팻말이 들려 있었다. 불매운동 퍼포먼스에는 오염수 해양투기를 감행한 일본에 항의하는 의미가 담겼다.

일본은 지난 8월 24일 오후 1시부터 9월 11일까지 19일간 1차로 776.3t의 핵 오염수를 방류했다. 이런 방식으로 일본은 내년 3월까지 3차례 더 방류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러한 방류는 향후 30년 혹은 그 이상 계속될 예정이다. 도쿄전력은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핵연료봉이 녹는 ‘멜트다운’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5년간 거짓말을 해왔다. 2019년에는 오염수에 삼중수소만 남는다고 밝혔지만, 세슘과 스트론튬 등의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상 포함된 걸 알면서도 숨긴 사실이 내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방류 기준치를 넘는 삼중수소가 포함된 오염수가 매일 100t씩 바다로 유출된 것도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지적으로 드러났다.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는 연일 과학적 결과를 믿어달라고 말한다. 시민들은 과학적 결과를 안 믿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결과를 숨기고 조작하는 주체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사진·글 이준헌 기자 he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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