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죄책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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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해부, 왜 죄책감도 없었나

<전쟁과 죄책>
노다 마사아키 지음·서혜영 옮김·또다른우주·1만9800원

[신간]전쟁과 죄책 外

1941년 내과의사 유아사 겐은 군의관으로 지원했다.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 인근 병원에서 첫 번째 생체 해부가 벌어진 날, 그는 수술대 위 중국인들이 죽을죄를 저질렀다고 막연히 생각한다. 종전 후 포로수용소로 보내진 그는 ‘의사는 전쟁 중에도 별로 죄지을 일이 없다’고 믿는다. 뒤늦게 7건의 생체 해부를 자백한 그에게 한 통의 편지가 온다. “유아사, 나는 네가 죽인 남자의 어머니다.” 그제야 그는 깨닫는다. 자신이 죽인 남자가 가족이 있는 인간이었음을. 생체 해부와 인체 실험에 참여한 군의관 전범들은 전후 일본 의학계로 돌아와 자리를 잡았다. 저자의 아버지도 군의관 출신이지만, 그 시절에 대해 함구한다. 저자가 인터뷰한 전범들은 감정 없이 살상과 고문에 임했고, 악몽조차 없었던 과거를 고백한다. 군국주의가 어떻게 사람들의 감정을 마비시켰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조선이 만난 아인슈타인
민태기 지음·위즈덤하우스·1만8500원

[신간]전쟁과 죄책 外

플랑크가 양자역학의 포문을 열고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외치던 20세기 초, 일제강점기 한반도는 아무도 이를 몰랐을까? 아인슈타인의 이름이 국내 언론을 통해 처음 소개된 것은 1921년 5월이었다. 이듬해 나혜석의 오빠 나경석은 상대성이론 해설을 연재했다. 2·8 독립선언을 이끌었던 조선유학생학우회는 전국을 돌며 상대성이론 순회강연도 했다. 1885년부터 해방 이후까지 묻혀 있던 과학사를 파헤쳐 과학기술에서 해방의 동력을 찾던 우장춘, 황진남, 최규남, 이태규 등 지식인들을 그렸다.

▲장애시민 불복종
변재원 지음·창비·1만8000원

[신간]전쟁과 죄책 外

장애인들의 지하철 투쟁이 불편하다고? 그도 그랬다. 한예종, 서울대, 구글코리아를 거친 ‘착한 엘리트 장애인’ 시절엔. 석사 논문을 위해 전장연 대표를 인터뷰한 뒤 ‘못된 장애인 데모꾼’이 된 저자의 전장연 활동 기록이다.

▲의료 비즈니스의 시대
김현아 지음·돌베개·1만7000원

[신간]전쟁과 죄책 外

‘검사 공화국’이다. 병원 진료는 짧고, 받을 검사는 넘친다. 자본에 종속된 병원, 수익에 눈먼 제약사, 전문성을 잃은 의사, 왜곡된 시스템을 방치하는 정부, 큰 병원만 선호하는 환자…. 모두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혁명과 일상
김수지 지음·윤철기, 안중철 옮김
후마니타스·2만5000원

[신간]전쟁과 죄책 外

1945년 해방 직후부터 1950년까지 북한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미군의 북조선 노획 문서 아카이브와 구술 인터뷰를 결합해 토지개혁, 한반도 첫 선거, 문맹 퇴치 운동 등 사회혁명기를 살았던 이북 사람들의 삶을 직조해냈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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