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민낯을 고발하다···최민 만평집 <독설공감>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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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은 유망한 IT기업 사장의 전원주택과 운전기사 가장의 반지하셋방에서 벌어지는 살벌한 리얼리티로 양극화 문제를 얘기하지만 고용과 소득 분배, 복지 확대만으로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부자는 악하고, 빈자는 착하다는 식의 구시대적 관념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맥락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다. 사회가 진보할수록 빈자에 대한 혜택은 늘어난다. 그러나 정작 빈자는 선거 때마다 자기 계급을 부정하고 보수정당을 지지한다. 가난한 현실의 삶보다 풍요를 좇는 현실의 욕망을 중시하기 때문인 것 같다.” (최민 <독설공감> ‘비유하다’ 중에서>

독설공감. 민중의소리 사진 크게보기

독설공감. 민중의소리

시사만화가 최민 화백(전국시사만화협회 회장)이 2008년부터 <민중의소리>에 연재한 만평을 엮은 작품집 <독설공감>을 내놨다. 약 300편의 작품이 실린 책은 불평등, 소외, 반민주, 부정부패 등 과거나 지금이나 여전히 똬리를 틀고 있는 한국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촌철살인의 풍자로 풀어냈다. 최 화백은 날카로운 통찰이 돋보이는 만평과 함께 만평의 소재가 된 뉴스나 설명, 주장이나 푸념 등을 새롭게 담아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독설공감>은 크게 ‘비평하다’, ‘비유하다’, ‘비평과 비유 사이’, ‘수장고’ 등 4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비평하다’는 정치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불공정 문제를 직설적으로 비판한다. ‘비유하다’는 한국 사회의 모순과 병폐를 문화예술 작품으로 풍자한다. ‘비평과 비유 사이’는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다양한 문제와 굵직굵직한 사건사고를 다뤘다. ‘수장고’는 국내외 전시회 출품작, 수상작,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거나 지면에 내지 못했던 작품 등을 소개한다.

최 화백은 책 속 ‘작가의 말’에서 “한 컷 만평이 쌓이면 드라마가 되고, 재밌고 통쾌한 역사서가 된다. 인간의 삶과 저항, 급변하는 사회의 이야기를 매일 전쟁을 하듯 치열하게 스케치하고, 다양한 변혁과 투쟁의 사회현실을 장쾌한 풍자만화로 그려 내려 했다”고 소개했다.

최민 시사만평 ‘검찰주의자’. 사진 크게보기

최민 시사만평 ‘검찰주의자’.

‘비평하다’에 담긴 시사만평 ‘검찰주의자’(2021년 3월 4일)는 임기 만료를 4개월 앞두고 자신 사퇴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사퇴의 변으로 “검찰의 수사권을 지키는 것이 정의와 상식이고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강변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검사가 곧 국가다’라고 말풍선을 달기도 했다. 최 화백은 이처럼 시사만화의 풍자적 기능에 충실하게 천착하면서 우회적인 표현보다 직접적인 묘사로 한방을 날리며 진지하게 매스를 들이댄다. 사회문제나 온갖 세태에 관한 논리적 분석력이나 정서적 표현력이 탁월한 결과다. 박세열 <프레시안> 편집국장은 “최민의 만평은 주로 우회하지 않고 직진해 독자들에게 청량감을 주는 방식을 즐겨 사용한다. 이를테면 윤석열 정부에서 논란이 된 ‘윤석열차’와 같은 만평의 경우 ‘열차’, ‘기차’의 메타포는 특히 만평에서 자주 사용되는 소재다. 최민의 스타일 역시 이런 만평의 문법을 충실히 따를 때가 많다. 그러면서도 최민의 만평은 핵심을 ‘찌르기’보다는 뭉툭하게 ‘베어낸다’. 직선적으로 충격을 주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우회하는 작가나, 디테일에 집착하는 작가는 아니다. 독자들의 감성에 충실하고, 공감을 호소하는 방식”이라고 최 화백 작품세계를 설명했다. 책에는 하종원 선문대학교 교수와 권범철 <한겨레> 시사만화가의 추천사, 김용민 <경향신문> 시사만화가와 하재욱 작가의 카메오 카툰, 박세열 <프레시안> 편집국장의 세평, 이 책을 내는 최민 화백의 소회도 실려 있다.

최 화백은 1987년 시사만화를 그리기 시작해 <중부일보>, <일간 오늘>, , 월간 <말> 등 다양한 매체에 연재했다. 2003년 카툰저널 <뉴스툰>을 창간했고. 전국시사만화협회 회장, 국제만화예술축제 위원장, 국제시사만화포럼 추진위원장, 부천국제만화축제 운영위원을 역임했다. 한국시사만화100주년과 한국만화100주년 기념사업도 추진했다. 시사만화의 날(6월 2일)을 제정했고, 한국만화탄생지에 기념조형물을 설치했다. 2008년부터 <민중의소리>에서 ‘최민의 시사만평’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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