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경북 영양 두들마을 - 차가운 겨울 따스한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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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겸의 풍경](39)경북 영양 두들마을 - 차가운 겨울 따스한 한옥

겨울의 한옥은 다른 계절에 느낄 수 없는 감성이 있다. 앙상한 가지를 흔드는 활엽수와 스산한 날씨에도 여전히 푸른 기운을 간직한 침엽수를 모두 곁에 뒀다면 더 좋겠다. 경북 영양의 두들마을은 지금 이 계절에 그런 한옥의 느낌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국내에서도 가장 오지라고 불리는 곳이기에 더욱 그렇다.

‘두들’은 ‘둔덕’, 그러니까 언덕배기를 의미한다고 했다. 정확히 그 뜻인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사람들이 그렇게 불렀고, 마을의 지형이 언덕 위에 올라 있는 형국이라 그런 의미인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1640년 병자호란을 피해 석계 이시명 선생이 이곳에 자리를 잡고 터를 일궜다. 그의 후손인 재령 이씨 일가가 집성촌을 이뤘다. 지금도 석계 선생이 살던 석계고택이 잘 보존돼 있다. 그가 후학을 가르치던 석천서당도 번듯하다. 거북 형상의 반석 위에 올라앉은 유우당은 이 마을의 백미다.

차가운 바람에 뺨이 얼얼할 때쯤 나긋한 오후 햇볕이 한옥 마루에 드리웠다. 눈에 닿는 그 모든 풍경이 따스하게만 보인다. 마당에 선 푸른 침엽수는 다가올 봄을 기대하게 한다. 영양의 두들마을에서 새로운 한 해의 희망을 읽는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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