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 장병들에게 ‘위장색 마스크’ 단 1장도 보급 안돼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9월 12일 육군 3사단 GOP 경계부대를 방문했다. 국방부 제공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9월 12일 육군 3사단 GOP 경계부대를 방문했다. 국방부 제공

군 당국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장병들에게 지급한 마스크 가운데 위장색은 단 한장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마저도 검은색은 20%가 채 안되고, 80% 이상이 흰색 마스크였다. 흰색 마스크 등을 착용하면 야전에서 상대의 눈에 잘 띌 수 있기 때문에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앞으로 위장 효과가 있는 마스크를 조달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달청에서 제출받은 ‘국방부 수요 비축 마스크 방출 현황 및 계획’ 자료를 보면 이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조달청은 2021년부터 올해 9월 말까지 국방부에 마스크 총 1억8040만장을 방출했다. 이 가운데 흰색 마스크는 1억4877만장(82.5%), 검은색 마스크는 3163만장(17.5%)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국방부에 공급한 마스크는 총 9000만장이다. 이 중 흰색이 8989만장으로 99.9%에 달했다. 검은색은 11만장으로 0.1%에 불과했다. 올해는 1~9월 말까지 마스크 9040만장이 방출됐다. 흰색 5888만장(65.1%), 검정 3152만장(34.9%)으로 집계됐다.

디지털무늬나 국방색 등 위장색 마스크는 한장도 국방부에 공급되지 않았다. 군 장병들에게 흰색과 검은색 마스크만 지급된 것이다. 국방부는 위장색 마스크의 구매를 조달청에 요청한 적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올해 초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실에서 위장색 마스크 구매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으나 국방부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공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공

조달청은 “비축 마스크의 주요 수요기관인 국방부의 수요 조사를 통해 흰색 또는 검은색의 마스크를 구매해 방출 중”이라며 “현재까지 국방부에서 국방색 마스크 구매 요청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와 협의해 국방색의 마스크 수요 물량을 조사해 구매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달청은 앞으로 비축용 마스크 7000만장의 구매를 추진 중이다.

양경숙 의원은 “미군들은 전투복에는 흰색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위장색이나 최소한 검정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라며 “마스크를 추가 구매할 때는 위장색 마스크도 비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위장색 마스크의 사용은 군사적 위기가 발발했을 때 우리 장병들의 생명을 지키는 역할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소한 훈련이나 작전 수행 중에라도 위장색 마스크를 착용케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병들이 전투복에 패용하는 태극기는 평소 원색을 달지만, 훈련이나 작전 때는 위장색을 패용한다. 앞서 국방부는 2015년 광복 및 분단 70년을 맞아 장병들의 전투복에 태극기를 패용케 했다. 태극기는 흰색 바탕의 원색과 위장색 2가지가 지급됐다. 평시 영내 근무와 부대 밖으로 나갈 때는 원색 태극기를, 훈련이나 작전임무를 수행할 때는 위장색 태극기를 달도록 했다.

그러나 원색 태극기는 눈에 잘 띄어 야전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외출과 부대행사를 제외하고 평소에도 위장색 태극기를 부착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후 2019년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평소에 다시 원색 태극기를 부착토록 했다. 다만 훈련이나 연습, 작전 때는 위장색 태극기를 패용케 했다.

국방부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대량 생산한 마스크 업체들의 애로로 인해 정부기관은 조달청 비축 마스크를 구매토록 되어 있어 군은 최대한 검은색 마스크를 조달해 장병들에게 보급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향후 디지털무늬 등 위장 효과가 있는 마스크를 조달할 수 있도록 조달청 및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