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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대항마는 ‘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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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자치단체장 후보 하마평 무성… 경기도는 김문수지사 거취가 변수

<b>서울시장 예상후보</b> 오세훈 시장, 원희룡 의원, 공성진 의원, 정두언 의원, 나경원 의원, 유시민 전 장관, 한명숙 전 총리, 손석희 교수, 강금실 전 장관, 노회찬 대표.(왼쪽 위부터)

서울시장 예상후보 오세훈 시장, 원희룡 의원, 공성진 의원, 정두언 의원, 나경원 의원, 유시민 전 장관, 한명숙 전 총리, 손석희 교수, 강금실 전 장관, 노회찬 대표.(왼쪽 위부터)

내년 6월 2일에는 민선 5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치러진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와 관련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현역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움직임이 특히 두드러진다.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15명은 일제히 선거모드로 전환한 상태다. 김진선 강원지사의 경우 3선으로 더 이상 출마가 불가능하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로 판단하고 있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 성격도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이 차기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 목을 매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처장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대량 실업 사태 등 최근 우리 사회의 불안요소에 대해 명확한 해결책과 로드맵을 제시하는 쪽이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지방선거의 하이라이트는 서울시장과 경기지사다. 수도권으로 정치적 상징성이 강한데다 대권도전의 발판으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이 두 곳은 현직인 오세훈 시장과 김문수 지사가 여론조사에서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다. 물망에 오르는 잠재적 후보군은 있으나 이들은 출마 의사를 공식 천명하지는 않은 채 물밑에서만 준비하고 있는 분위기다.

여권에서는 이재오·공성진 등 거론
서울시장의 경우 일찌감치 재선 도전 의사를 천명한 오세훈 현 시장이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앞서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 시장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한명숙 전 총리, 원희룡 의원,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 등 잠재적 후보군을 따돌리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경인일보와 여론조사기관 케이엠조사연구소가 공동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18.4% ▲손석희 11.2% ▲노회찬 9.0% ▲유시민 8.5% ▲한명숙 8.0% ▲강금실 6.7% ▲원희룡 4.2% ▲나경원 4.0%으로 나타났다.

<b>경기지사 예상후보</b>  김문수 지사, 남경필 의원, 임태희 의원, 정병국 의원, 김영선 의원, 김진표 최고위원, 원혜영 의원, 김부겸 의원, 이종걸 의원, 심상정 전 대표.(왼쪽 위부터)

경기지사 예상후보 김문수 지사, 남경필 의원, 임태희 의원, 정병국 의원, 김영선 의원, 김진표 최고위원, 원혜영 의원, 김부겸 의원, 이종걸 의원, 심상정 전 대표.(왼쪽 위부터)

오 시장은 최근 서울시가 마련한 복지시스템 ‘희망드림프로젝트’ 실행과 재개발·재건축에 공공관리제도를 도입하는 등 현직 프리미엄을 최대한 이용하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오 시장 측은 한나라당 내 경선 통과는 물론 본선에서의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아직 경선룰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민심에서 다른 후보들을 멀찌감치 앞서고 있는 오 시장에 대적할 적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거 전문가들은 경선과 선거일까지 많은 시일이 남은 만큼 다양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중요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이다. 내년 지방선거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있는 만큼 여권에서는 전체 선거구도와 맞물려 서울시장 후보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 시장 측은 오 시장이 이명박 대통령 서울시장 당선인 시절 인수위 대변인직을 수행한 것과 매주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등 ‘이명박 사람’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 국면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반이 가속화된다면 오 시장도 이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친이계 핵심인 이재오 전 최고위원, 공성진·정두언 의원이 후보로 계속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만든 자타공인 일등공신들이다. ‘왕의 남자’로 불리는 이 전 최고위원은 긴 은둔생활을 끝내고 암중모색 중이며, 공성진 의원은 원내에서 친이계의 리더 격으로 박근혜 전 대표를 비난하는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정 의원은 최근 교육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등 이 대통령의 서민행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때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강력히 제기됐으나 지금은 잦아드는 분위기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조직 정비
오 시장의 대항마로서 야권에서는 한명숙 전 총리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 전 총리의 강점은 풍부한 국정경험이다. 그는 국회의원(재선), 각료(여성부·환경부 장관)를 지냈고 참여정부 때 최초의 여성 총리를 지냈다. 최근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장의위원장을 맡아 깊은 인상을 심어준 바 있다. 현재 당적을 갖고 있지 않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손석희 교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민주당에서 후보로 오르내린다. 이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정국을 타고 한때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시장을 압도했던 유 전 장관은 민주당 입당, 서울시장 선거 출마설과 관련해 함구하고 있다. 유 전 장관의 한 지인은 “지금 유 전 장관은 파주에서 집필활동에만 전념하고 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사업회가 구성되면 할 일이 생길 것”이라며 “서울시장 출마에 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사실상 출마를 선언하고 조직을 정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컨설턴트 e윈컴 김능구 대표는 “차기 서울시장선거는 한나라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 진보세력(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후보 3자 구도가 될 것”이라며 “결국 승부처는 강력한 한나라당 후보에 맞서 후보를 단일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지사 선거도 김문수 현 지사를 놓고 여야가 득실을 계산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차기 경기지사 후보로 월등히 앞서는 김 지사의 거취가 변수기 때문이다. 김 지사 측은 ‘재선이냐, 대선이냐’를 저울질해왔다. 김 지사는 그동안 각종 현안마다 이명박 대통령과 각을 세워왔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경기 도정을 챙기는 등 이중적 행보를 해왔다. 하지만 그는 최근 대선을 포기하고 경기지사에 나가는 것으로 최종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가 재선 도전을 결심한 데는 수도권 규제 완화, 개발사업 등 각종 공약사업의 진행이 늦어진 것도 한몫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의 잠재적인 경선 파트너는 한나라당 남경필·임태희·정병국·김영선 의원과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김 지사와의 경선을 꺼리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큰 차이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선에 나가봤자 패배할 것이 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남경필 의원이 한나라당 최고위원 선거 출마 등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김 지사가 출마하지 않을 경우도 대비해 정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에서는 김진표 최고위원, 원혜영·김부겸·이종걸 의원 등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수원 영통이 지역구인 김진표 최고위원은 일찍부터 경기지사 선거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원혜영 의원도 최근 생활정치연구소를 출범시키는 등 출마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부겸 의원(군포)과 이종걸 의원(안양 만안)도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 나가느냐를 놓고 막판 고민 중이다. 이외에 진보신당의 심상정 전 대표도 하마평에 오른다.

<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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