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은 왜 완두콩을 키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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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뒤뜰에서 8년간 완두콩을 키운 수도사. 유전법칙의 초석을 다졌지만 생전에는 학계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학자. 대학에서 식물학과 수학을 공부했던 그레고어 멘델 이야기다.

우정사업본부 제공

우정사업본부 제공

멘델은 1822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다. ‘현대 유전학의 아버지’라 불린 멘델은 부모의 형질이 자손에게 전해지는 세가지 유전 현상에 관한 ‘유전법칙’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서도 ‘멘델의 법칙’은 찾아볼 수 있다.

멘델은 공부를 하려고 수도원에 들어가 수도사가 됐다. 집안이 가난했기 때문이다. 당시 수도원에 들어가면 금전적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었다. 그는 유전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8년간 수없이 완두콩을 심었다. 멘델이 유전 연구의 소재로 완두를 선택한 이유는 크게 세가지였다. 완두는 대립 형질이 뚜렷하고, 자유로운 교배가 가능하며 재배도 쉬웠다. 또 한 세대가 짧고 자손의 수가 많은 것도 유전 연구에 적합했다.

멘델은 1만3000여종의 잡종을 만들었다. 인공교배도 225번이나 했다고 알려졌다. 1865년에는 연구논문 ‘식물 잡종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멘델은 당시 논문에서 우성 순종인 노란색 완두와 열성인 녹색 완두를 심으면 노란색 완두만 얻을 수 있다는 법칙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성의 법칙(우열의 법칙)’을 제시했다. 기존에 알려진 ‘혼합유전설(혼합융합설)’을 뒤집는 주장이었다.

멘델이 발견한 건 우성의 법칙만이 아니었다. 멘델은 잡종 완두끼리 교배했더니 각 완두에 있는 유전자가 분리돼 유전된다는 ‘분리의 법칙’도 주장했다. 멘델은 두가지 이상의 형질이 한꺼번에 유전될 때, 각 유전자는 다른 유전자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분리돼 유전된다는 ‘독립의 법칙’도 발견했다.

멘델의 유전법칙은 발표 당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학계에 정식으로 입문한 학자가 아니라는 이유가 컸다. 복사한 논문을 몇몇 학자에게 보냈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없었다. 진화론의 창시자인 찰스 다윈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1900년 이후 후대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현대 유전학의 시초가 됐다. 멘델의 유전법칙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그의 사후였다. 1910년에는 멘델의 동상이 세워질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동상이 들어선 광장에는 멘델광장이라는 이름까지 붙었다.

올해는 그레고어 멘델의 탄생 200주년이다. 우정사업본부는 멘델 탄생을 기념한 우표 64만5000장을 지난 7월 20일 발행했다. 이번에 나온 멘델 기념우표의 종류는 한가지다. 멘델의 법칙을 보여주는 유전자 기호 R(r)과 Y(y)가 배경이다. 우표 속의 멘델은 사제복을 입고 안경을 썼다.

기념우표는 가까운 우체국을 방문하거나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에 신청하면 구매할 수 있다.

<김원진 전국사회부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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