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업무도 우체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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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한해 동안 얼마나 많은 우편을 주고받을까. 우정사업본부 통계를 보면, 2020년에 1인당 우편 이용물량은 평균 60.3통이었다. 2012년(91.3통)보다 1인당 31통가량 줄었다. 전체 접수 물량은 2012년 46억5100만통에서 2020년 31억2400만통으로 줄었다.

한 고객이 우체국에서 금융 거래를 하고 있다. / 우정사업본부 제공

한 고객이 우체국에서 금융 거래를 하고 있다. / 우정사업본부 제공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우편 이용물량은 적은 편이다. 2018년 기준으로 1인당 국내 통상(서신 등 의사전달물·송금통지서·소형포장우편물) 우편 이용물량은 64.8통이다. 미국(448통), 독일(216.5통), 영국(201.3통), 프랑스(151.3통), 일본(131.6통) 등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친다. 우체국은 미국이나 서유럽 국가의 국내 우편 이용물량이 많은 이유로 금융거래 내역과 개개인의 수표발행까지 우편으로 발송하고, 기업 홍보우편이 활성화돼 1인당 우편 이용물량이 많은 점을 꼽았다. 반면 한국은 IT 기술의 발달로 우편대체 통신수단이 많아 1인당 우편 이용물량이 줄었다고 한다.

우체국도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편지와 같은 우편물뿐 아니라 택배 시장도 점점 경쟁이 치열해진다. 다른 사업 영역을 개척해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우체국은 현재 보험, 금융 등에서도 공공성을 더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우체국이 추진 중인 금융 사업은 곳곳에 있는 ‘거점’을 활용한다. 우체국은 오는 11월부터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고객이 전국 2500개 우체국에서 별도 수수료 없이 입출금, 거래내역 조회, 현금자동입출입기(ATM)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체국은 우체국 통장과 시중은행 통장 모두 사용 가능한 통합 리더기를 올해 10월까지 전국 우체국에 보급할 예정이다.

앞서 우체국은 씨티·산업·기업·전북은행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재 씨티·산업·기업·전북은행 업무의 상당 부분은 우체국에서 해결할 수 있다.

우체국은 “시중은행의 점포 폐쇄에 따른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이용 편리성 제고”를 업무협약 체결의 이유로 들었다. 시중은행 점포가 줄면서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거래에 익숙하지 못한 노인들은 은행 업무 한번 보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전국 2500여개 우체국을 거점으로 활용하면 디지털 격차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체국은 만 65세 이상 어르신을 위한 알뜰폰도 판매 중이다. 우체국은 시니어 요금제 4종과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 제공 요금제 2종을 내놨다. 시니어 요금제는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대상이며, 통화·문자·데이터가 무제한이다. 기본료는 8800원부터다.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 제공 요금제는 가입 시 보이스피싱 전화·문자 탐지 유료 서비스인 ‘후후 프리미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시니어 요금제와 보이스피싱 서비스 제공 요금제의 판매 기간은 6월 30일까지다.

<김원진 스포트라이트부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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