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갈매기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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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괭이갈매기의 꿈

“독도에 가면 괭이갈매기를 많이 볼 수 있나요?” 한 생태 박사가 웃으며 답했다. “천지가 괭이갈매기일 겁니다.”

지난 5월 25일, 산림 생태 복원 답사팀과 함께 독도를 찾았다. 울릉도에서 뱃길로 2시간 30분쯤 달려 도착한 독도는 괭이갈매기 울음으로 가득했다. 울음소리가 고양이 울음과 같다 해서 이름 붙여진 괭이갈매기는 독도의 암벽 등에 둥지를 틀고 산다. 산란기는 4월부터 6월까지인데 부화율이 약 50% 미만이다. 부화에 성공하더라도 30여일까지 생존할 확률이 채 30%도 안 된다.

귓가에 메아리치는 울음소리를 들으며 독도의 암벽 계단을 올랐다. 중간쯤 올랐을까. 괭이갈매기의 둥지가 눈에 띄었다. 육아에 지친 듯 곤히 잠든 어미와 앙증맞은 새끼 2마리가 있었다. 조심스레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시작했다. 새끼들의 눈빛이 어딘지 모르게 비장해 보였다. 파란 바다 위를 멋지게 날아오르는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생존을 위해 수많은 역경을 견뎌야 하는 어린 새들이 안쓰럽기도, 대견해 보이기도 했다.

<사진·글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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