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까짓 따개비가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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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그까짓 따개비가 뭐라고

현장실습을 나갔다 돌아오지 못한 학생이 한명 더 늘었다. 지난 10월 6일 홍정운군이 실습 외 업무라고 볼 수 있는 요트 바닥 따개비 제거작업을 하다 변을 당했다.

전남 여수시 웅천공원에 홍군을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가 마련됐다. 홍군이 숨진 요트 선착장과 인근 공원 곳곳에는 ‘잊지 않겠다’는 추모 현수막과 리본이 내걸렸다. 2016년 서울 구의역의 김군, 2017년 제주의 이민호군, 2021년 평택항의 이선호군 등 스무 살 안팎의 비정규직 청년노동자와 특성화고 학생들의 사망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관련 기관에 재발방지와 대책을 요구했지만 속수무책이다. 선착장에는 다시 제2의, 제3의 정운군이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들이 모였다. 유가족도 “정운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촛불 추모제 마지막 날인 10월 11일에는 홍군의 외할아버지가 분향소를 찾았다. “딸은 못 오고… 이제 가봐야죠.” 말과 달리 할아버지의 무거운 발걸음은 오래도록 분향소 옆에 머물렀다. 그는 손자의 마지막을 눈에 담고 있었다.

<사진·글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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