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특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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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듯 자연스러운 혐오의 탄생

<남성 특권> 케이트 만 지음·하인혜 옮김·오월의봄·1만9000원

[신간]남성 특권 外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누리는 특권이 만드는 억압과 착취 구조를 파헤쳤다. 저자는 ‘미투’ 이후 북미에서 발생한 여러 여성혐오 사례를 수집했다. 여성이 가정, 직장, 사회, 의료제도, 정치제도에서 부딪히는 혐오와 불의를 실례로 보여준다. 가부장제를 기반으로 한 남성특권이 초래하는 여성혐오적 행위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저자는 ‘힘패시(him+sympathy)’라는 신조어를 제시한다. 성폭력 가해 남성이 여성 피해자보다 지지와 공감을 더 많이 받는다는 현상을 뜻한다. 피해자 여성은 남성의 커리어와 평판에 흠집을 냈다는 이유로 비난받는다. 언론은 가해자 남성이 잃을 가능성이 큰 커리어를 걱정하기도 한다. ‘힘패시’에서 나아가 ‘여성 피해자 지우기(her+erasure·herasure)’ 현상도 나타난다. 가해자 남성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정작 피해자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기도 한다. 의도적인 침묵이다. 저자는 여성 피해자를 외면하는 의도적 침묵을 실제 일어난 사건을 직시하지 않겠다는 적극적 의사표시로 해석한다.

저자는 인셀이라 불리는 ‘비자발적 독신’이 피해자 의식이 도달하는 ‘극한’이라고 분석한다. 여성들이 “다른 남자들에게는 잘도 반하고, 섹스하고 연애도 하면서” 자신에게는 “한 번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며 길거리를 지나가던 여성들을 총으로 쏜 엘리엇 로저의 사례는 무차별적 혐오의 전형이다. 저자는 특수한 일부가 아닌 “폭넓고 뿌리 깊은 문화적 현상의 징후”라고 본다. 하나줄 늘어나는 인셀은 타인에게 애정과 존경을 기대하고 강요하는 남성들이 가진 유해한 특권의식의 결정체라는 것이다.

▲여자들은 집을 찾기 위해 집을 떠난다 | 장민지 지음·서해문집·1만8000원

[신간]남성 특권 外

이주를 경험한 젊은 여성 1인 가구의 이야기를 담았다. 젊은 여성들은 혼자 사는 집에서 두려움, 불안을 경험하면서도 가부장적 관계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느낀다. ‘자취하는 여성’을 문란한 성생활과 연결짓는 관념에는 분노를 표한다.

▲마이너 필링스 | 캐시 박 홍 지음·노시내 옮김·마티·1만7000원

[신간]남성 특권 外

한국계 미국 이민자 2세대이자 시인 캐시 박 홍의 자전적 에세이다. 차별, 배제, 소외, 외면, 압박, 침묵을 매개로 한 미국 내 인종차별이 삶을 지배하는 ‘감정들’로 이어지는 과정에 관해 썼다.

▲여성 없는 민주주의 | 마에다 켄타로 지음·송태욱 옮김·한뼘책방·1만6000원

[신간]남성 특권 外

여성이 배제된 민주주의를 민주주의라고 부를 수 있을까. 저자는 ‘여성 없는 민주주의’를 논의한다. 일본의 정치권력은 압도적으로 남성에게 집중된다. 민주주의와 정치 그리고 정책에서 여성은 어떻게 소외되는지 밝힌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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