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면서 병원에도 가지 않으시고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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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에 지친 당신에게

<아프다면서 병원에도 가지 않으시고> 차이자펀 지음·우디 옮김·갈라파고스·1만5800원

[신간]아프다면서 병원에도 가지 않으시고 外

“아프다면서 왜 병원을 안 가세요.” 부모의 보호자가 된 자녀라면 한 번쯤 던져봤을 말이다. 부모만 떠올리면 마음이 갑갑해진다는 자녀들의 고민은 ‘돌봄은 곧 일방적인 의존과 희생’이라는 생각이 그 출발점이다. ‘지속가능한 돌봄’을 지원해온 노인정신의학 전문의인 저자는 이들이 겪는 문제를 심리, 관계, 질병 등 다각도로 분석하고 각각에 맞는 대응법을 제시한다. 매달 1000명에 가까운 노인과 보호자들을 만나며 어떤 문제는 의료의 도움이 아니라 ‘관계’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해결됨을 깨닫는다. 사실 자신보다 부모를 우선에 두는 희생적인 돌봄은 부모에게도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부모는 건강에도 자신감을 잃고, 자기 결정에도 의심을 품고, 이는 몸과 마음의 퇴화를 촉진하는 요인이 된다. 결국 지속가능한 돌봄을 위해 필요한 건 서로에 대한 존중과 인정이다. 이 책은 1부 자녀 편과 2부 부모 편으로 나눠 ‘돌봄의 기술’을 제시한다.

▲기계, 권력, 사회
박승일 지음·사월의책·2만2000원

[신간]아프다면서 병원에도 가지 않으시고 外

인터넷 세계를 권력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풀어냈다. 새로운 권력이 된 빅데이터, 알고리즘, 사물인터넷은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일정한 경로로 이끈다. 새로운 권력은 교묘하다. 감시 대신 자유를 매개로 우리의 환경과 정신을 관리하고 통제한다. 저자는 권력의 새로운 통치 대상이 개인이나 집단이 아닌 ‘그들’이 속한 환경과 정신이라고 주장한다. 환경 최적화로 사용자의 사고화 행동을 관리·통제·제어하고, 자유와 참여 극대화로 정신적 능력을 강조한다.

▲당신의 수식어
전후석 지음·창비·1만6000원

[신간]아프다면서 병원에도 가지 않으시고 外

변호사, 영화감독, 재미 한인 등 다양한 수식어를 가진 저자의 에세이다. 쿠바 혁명의 주역 ‘헤로니모’를 만나며 영화를 제작하는 이야기와 이를 통해 혼란스러웠던 정체성에 대해 나름의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경계를 초월해 다양성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더 큰 세상’을 마주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무기모토 산포는 오늘이 좋아
스미노 요루 지음·이소담 옮김·소미미디어·1만4800원

[신간]아프다면서 병원에도 가지 않으시고 外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저자의 또 다른 청춘 소설이다. 대학 도서관에서 일하는 20대 여성 무기모토 산포는 평범한 일상을 ‘좋아하는 것들’로 채우며 기어이 즐거움을 찾아낸다. 개성 넘치는 ‘인생 천재’의 이야기는 현대인들에게 훔쳐보는 것만으로도 잔잔한 힐링을 선사한다.

▲남편이 해주는 밥이 제일 맛있다
박승준 지음·오르골·1만4000원

[신간]아프다면서 병원에도 가지 않으시고 外

주방이라는 신세계와 직접 부딪치며 기록한, 서툰 은퇴 남편의 주방 적응기다. 주방 관련 소재를 망라해 주방을 넘어 우리의 삶 전체를 성찰하게 한다. 칼질 잘하는 노하우 등이 나오진 않지만, 주방 입문자의 현실적인 고민을 풀어감으로써 칼질할 ‘용기’를 준다.

<박혜리 기자 harry3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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