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크라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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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존재’하는가

<해피크라시> 에바 일루즈 외 지음·이세진 옮김·청미·1만6500원

[신간]해피크라시 外

‘행복’은 어느덧 삶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았다. 행복이란 말은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와는 무관해 보이지만 어쩌면 그렇게 색깔도 없고 무해한 듯한 표현 속에 적잖은 노림수가 들어 있는 건 아닐까. 많은 사람이 자기 삶의 궁극적 목적이 행복에 있다고 말할 정도니 말이다. 저자는 과연 행복이 모두가 다르고 각자 힘써야 할 지고의 목표인지를 묻고 파헤친다. 행복이라는 절대명령 아래 삶의 방향과 행동방식을 일사불란하게 정비하며 ‘긍정’이라는 태도를 갖춰야 이상향에 도달할 수 있다는 선전이 어디서든 난무하기 때문이다. ‘행복 전문가’들은 영향력 있는 기관과 다국적 기업의 움직임과 발맞춰 행복을 한가지 색깔로만 덧입히는 데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좀더 깊이 파고들기 위해 이 책은 행복의 개념과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다. 행복학이라는 이름으로 수렴되는 여러 논의가 과연 과학적인 정당성이 있는지부터 의문을 제기하고, 행복이라 이름 붙인 관념이 사회 전반에서 자리 잡을 때 어떤 정치·경제적 파급을 미칠지도 성찰한다. 특히 행복산업이라 불리는 시장 속 폭넓은 영역은 부와 가난, 성공과 실패, 건강과 질병까지 개인의 선택과 책임으로 받아들이도록 권유한다. 행복을 실현하기 위한 개인적 여건의 한계와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현실만이 문제인 것도 아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행복은 실제 도달할 수 있는 목표이긴 한 건지 따져볼 필요도 있다. 그저 행복 이데올로기에 따라 행동한 결과, 이들 행복학 주창자들이 말한 좁은 의미의 행복조차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할 뿐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삶에서 마주할 수밖에 없는 고통과 비극을 그저 회피하게 할 수도 있으니.

▲모두를 위한 경제 | 마조리 켈리 외 지음·홍기빈 옮김 학고재·1만7000원

[신간]해피크라시 外

가난하고 쇠락한 도시나 각종 혜택에서 배제된 인종집단이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지역을 돌며 다시 지역경제가 자생하는 방안을 모색한 기록이다. 정부나 대기업에 의지하지 않고 삶의 터전을 다시 세운 움직임을 소개한다.

▲지금은 살림력을 키울 시간입니다 | 금정연 외 지음·휴머니스트·1만3000원

[신간]해피크라시 外

소설가, 음악인, 일러스트레이터 등 저마다 다른 삶을 꾸려가는 9명의 저자가 나름의 방식대로 살림을 꾸려가는 지혜를 유머러스하고 기발하게 써냈다. 이들이 소소하게 새겨간 삶 속 무늬를 읽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살림의 재미를 엿볼 수 있다.

▲아무튼, 바이크 | 김꽃비 지음·코난북스·9900원

[신간]해피크라시 外

처음으로 중고 바이크를 갖게 된 뒤 두 바퀴에 몸을 싣고 달리며 자유를 경험한 저자가 바이크와 함께하는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바이크를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선과 바이크를 사랑하는 이들의 시선 모두를 함께 보여주며 편견을 녹이려 한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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