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숙소, 이주노동자들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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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열악한 숙소, 이주노동자들의 호소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윤사비씨(오른쪽)가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라고 소개한 사진은 ‘비닐하우스’였다. 그는 지난 5월 26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7년간 한국에서 일하면서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운 비닐하우스 기숙사에서 지냈는데 한달에 20만원씩 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맞은편에서 열리고 있는 ‘이주노동자 기숙사 사진전’ 숙소의 모습도 비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작업장과 붙은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 숙소는 냉난방도, 채광도, 환기도 잘되지 않는 곳이었다. 화재로 타고 있는 어느 가건물 숙소 모습은 섬뜩했다. 길을 가던 시민들은 인권이 사라진 숙소 사진 앞에서 한참 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이주노동자의 주거와 생활 실태 및 정책 과제(이주미·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고용주가 이주노동자에게 제공하는 기숙사 주거형태의 설문결과 비거주용 건물 내 공간, 임시적인 가건물, 무허가 불량주택, 컨테이너 등 열악한 주거형태의 비율이 40.5%에 달할 정도로 이주노동자들의 숙소는 열악하다. 최소한의 주거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이주노동자의 삶은 위태롭다. 한파 경보가 내려진 지난해 12월 20일에는 캄보디아 국적 이주노동자가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해당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댓글 하나가 달렸다. “외국인이고, 내국인이고가 문제가 아니라 제발 사람 목숨 귀하게 여깁시다.”

<사진·글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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