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의 기원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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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 간의 경계를 넘는 창의성

<창의성의 기원> 에드워드 윌슨 지음·이한음 옮김 사이언스북스·1만9500원

[신간]창의성의 기원 外

사회생물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저자는 그의 최신작인 이 책에서 인류와 다른 동물을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창의성을 꼽는다. 인간이 가진 창의성의 기원은 어디에서 왔으며 앞으로는 어디로 향할지, 그 잠재력을 억누르는 것들은 무엇인지를 함께 살펴보며 논의를 펴나간다. 창의성에 관한 책의 논변 가운데 상당 부분은 그동안 인간의 창의적 사고에 관한 논의를 이끌어왔던 인문학적 시각에 대한 지적과 더불어 진행된다. 인문학이 과학에 비해 계속해서 존중과 지지를 잃고 있는 이유로, 논의가 이뤄지는 배경이 이제는 협소하게 느껴지는 인식의 ‘공기 방울’ 안에서만 고집스럽게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류라는 생물학적 종의 더 멀고 오랜 기원과 축적된 경험을 살펴보는 대신 보다 짧은 기간, 즉 언어나 조형 기록 등이 남아 있는 시간적 범위에만 천착하고 있다는 얘기다. 길어야 3만년 정도의 기간을 돌아볼 수밖에 없는 기존의 인문학적 고찰 대신 더 오랜 기간을 탐색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들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저자가 과학이 인문학을 정복했다는 식의 ‘과학 제국주의’ 입장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창의성을 계발하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인문학과 과학이 섞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두가지 학문적 태도와 경향이 모두 인간의 뇌가 환경과 접촉하며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인식의 틀이자 토대이고, 서로 보완적으로 창의성의 발달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인문학은 더욱 장려해야 하고, 또 다루는 대상과 방법 모두를 넓혀야 한다. 여러 분과 학문 간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시각을 오가게 하고, 인간 중심주의를 넘어서는 태도도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렇게 제약을 넘어설 때 창의성의 미래도 더욱 밝아질 것이라면서 말이다.

▲기기묘묘 고양이 한국사 | 바다루 지음·서해문집·1만5000원

[신간]창의성의 기원 外

도둑고양이라는 편견을 넘어 국내에서 사람과 함께 사는 반려묘의 40%를 차지하게 된 한국 고양이의 역사를 돌아본다. 한반도 최초의 집사 이규보의 검은 고양이와 숙종의 ‘퍼스트 캣’ 금손이 등 고양이와 한국인의 우여곡절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2년 8개월 28일 밤 | 살만 루슈디 지음·김진준 옮김 문학동네·1만6000원

[신간]창의성의 기원 外

지금으로부터 1000년이 흐른 후 미래의 후손이 21세기를 되돌아보며 연대기 형식으로 서술한 ‘옛날이야기’다. 현재에서 과거를 반추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서 현재를 이야기하며 유쾌하면서도 예리하게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어름치 | 박세가 지음·송송책방·1만7000원

[신간]창의성의 기원 外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 복학을 앞둔 청년이 여름 동안 강원도에서 두달간 숙식하며 노동하는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일하고 밥 먹고 술 마시고 잠드는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의 갈등이 만들어지려다 마는 의외의 구조가 눈길을 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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