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 수상 후보 선정기준 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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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팝스타 위켄드가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인 그래미가 부패했다고 비난했다. 올해 차트 상위권을 휩쓸고도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지 못하자 분풀이를 했다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그래미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모호한 후보 선정기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위켄드가 올해 발매한 정규 4집 <애프터 아워스> 커버

위켄드가 올해 발매한 정규 4집 <애프터 아워스> 커버

위켄드는 그래미 후보명단이 발표된 11월 24일 트위터에 “그래미는 여전히 부정직하다”면서 “당신들은 나와 내 팬들 그리고 음악산업계에 투명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썼다.

미국의 대중음악 매거진 ‘롤링스톤’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위켄드가 그래미 시상식 공연에 설 것인지, 미국의 최대 스포츠 행사인 미식축구 결승전 ‘슈퍼볼’ 무대에 설 것인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다가 무시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위켄드가 두 무대에 모두 서는 것으로 그래미 주관단체인 전미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NARAS)와 지난달 합의를 봤지만, 결국 수상 후보명단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NARAS는 위켄드가 실망감을 표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임시회장 겸 최고경영자인 하비 메이슨 주니어는 “우리는 위켄드가 후보에 지명되지 못하고 실망한 것을 이해한다”면서 “올해 그의 음악은 매우 훌륭했지만 안타깝게도 수상 후보의 숫자는 대접받아야 할 뮤지션 숫자보다 늘 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후보 선정을 위한 투표 절차는 위켄드의 슈퍼볼 공연 발표 전에 이뤄졌다”면서 “위켄드의 슈퍼볼 공연이 후보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하지만 올해 위켄드의 활약상을 감안할 때 수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핫100’에서 위켄드의 곡 ‘블라인딩 라이츠’는 올 초부터 현재까지 40주째 10위권을 유지하면서 62년 차트 역사상 최장기 톱10 곡에 올라섰다. 앨범 <애프터 아워스>도 음반리뷰를 모아놓은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에서 평점 평균이 80점을 기록하는 등 대중성은 물론 예술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NARAS가 납득할 만한 수상자 선정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된다. 그래미는 뮤지션부터 프로듀서, 엔지니어에 이르기까지 1만명이 넘는 NARAS 소속 업계 종사자들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하지만 선정위원 대부분이 중·장년층에 백인, 남성이어서 여성은 물론 유색인종과 힙합 등 특정 장르 뮤지션들이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올해도 평단의 압도적 호평을 받았던 여성 뮤지션 피오나 애플과 흑인 힙합듀오 런더주얼스, 빌보드 싱글차트 1위로 아시아 바람을 일으킨 방탄소년단(BTS)이 본상 후보에서 제외됐다. 롤링스톤은 최초의 여성 NARAS 최고경영자였던 데보라 두간이 올해 초 해임된 뒤 이 단체의 부패와 ‘보이클럽’과 같은 사고방식을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박효재 산업부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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