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매체가 인정한 국내 유니콘 기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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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소기업벤처부는 국내 유니콘 기업 20개 회사를 발표했습니다. 유니콘 기업이란 미국 벤처캐피탈(VC) 에일린 리가 2013년 최초로 사용한 개념입니다. 의미는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로 1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달성한 비상장기업’입니다. 보통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스타트업 회사를 유니콘 기업이라고 부릅니다. 유니콘은 이마에 뿔이 난 아름다운 말처럼 생긴 판타지 속 동물입니다. 뿔로 코끼리를 꿰어서 든다는 유니콘을 19세기까지 유럽인들은 실존한다고 믿었습니다. 유니콘 뿔 가루로 속인 약이 팔렸다고 하니까요. 여기저기서 유니콘, 유니콘 그러는데 스타트업 기업이 정말 유니콘 기업으로 발전할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혹시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건 아닌지. 유니콘 기업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재무제표를 활용합니다.

11월 3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그린뉴딜 유망기업 100’ 출범식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과 조명래 환경부 장관(왼쪽 두 번째) 등 참석자들이 화분에 물을 주고 있다. / 두산인프라코어 홈페이지

11월 3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그린뉴딜 유망기업 100’ 출범식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과 조명래 환경부 장관(왼쪽 두 번째) 등 참석자들이 화분에 물을 주고 있다. / 두산인프라코어 홈페이지

기업가치와 폭발적 성장세

우선 유니콘 기업의 첫 번째 조건은 1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입니다. 대충 1조원 이상 기업을 뜻합니다. 기업가치는 자산가치로만 따지지 않습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향후 성장성과 현금창출 능력을 감안합니다. 중소기업벤처부가 뽑은 유니콘 기업의 간략한 재무정보를 2019년 말 기준으로 모아보았습니다. 쿠팡과 크래프톤을 제외하면 자산총액과 매출액이 1조원과 거리가 먼 기업이 대부분입니다. 더욱이 크래프톤, 지피클럽, 무신사만 영업흑자를 냈습니다. 유니콘 기업 ‘1조원’의 공통점은 외부 투자자 평가라는 점입니다. 중소기업벤처부도 2014년부터 지금까지 1조원 기업평가를 한 번이라도 받은 적이 있는 기업을 리스트에 포함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재 기준 재무제표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옐로모바일은 2019년 기준 결손금이 4907억원이며, 영업수익도 줄고,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니콘 기업이라 하기에 하향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적자를 내더라도 신생 스타트업 기업이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성공시킬 때, 유니콘 칭호를 얻습니다. 2018년 쿠팡이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에서 약 2조2500억원을 투자받을 때도 1조97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었습니다.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역시 리빗캐피탈 등으로부터 약 9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유니콘 명단에 올랐습니다. 유니콘 기업 1조원이란 현재 자산가치보다 미래가치에 더 가중치를 준 숫자입니다.

두 번째는 폭발적인 성장세입니다. 자산가치가 덜하거나, 적자가 나더라도 매출액(영업수익)이 압도적으로 늘어나는 기업을 유니콘으로 뽑습니다. 화장품 회사인 지피클럽은 매출액과 자산총계가 2017년에서 2018년 급등합니다. 자산은 638% 증가(351억원→2593억원)했으며, 매출액은 더 크게 상승했습니다(1015%). 매출과 더불어 이익이 늘어 2018년 지피클럽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529억원이며, 기말의 현금이 753억원을 기록합니다. 불과 2년 전에 36억원을 보유했던 회사가 금융자산 1418억원을 보유할 만큼 현금이 넘쳐납니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플랫폼을 구축한 무신사 역시 2019년 2197억원의 매출액과 49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매출과 이익이 2배 이상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무신사는 2019년 회원수 550만명, 입점 브랜드 3500여개를 넘겼습니다.

[재무제표로 본 기업의 속살]글로벌 매체가 인정한 국내 유니콘 기업은

한국 정부가 뽑고, 미국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T) 미디어 매체인 시비 인사이트(CB Insights) 등이 골라낸 유니콘 기업을 산업별로 묶어보면 게임, 전자상거래, 화장품, O2O 서비스가 대부분입니다. 전자상거래와 O2O 서비스 기업은 국내시장에서 새롭게 등장한 서비스입니다. 명단을 살펴보면 독특한 기업들이 많습니다. 크래프톤은 게임 배틀그라운드 하나로 1조원의 수익을 내는 회사입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소액결제로 은행이 하지 않던 금융서비스를 내놓은 회사입니다. 모텔과 펜션을 스마트폰 속으로 옮긴 ‘야놀자’, 배달음식을 평정한 ‘배달의 민족’의 우아한형제들 등 기존 서비스를 놀랍도록 편리하게 만든 공통점이 있습니다. 유니콘 기업의 세 번째 조건은 ‘혁신성’입니다.

지속가능한 혁신성

혁신성은 재무제표로 파악하기 힘듭니다. 예를 들면 ‘Atom’과 ‘美’ 두 단어를 합친 애터미(Atomy)라는 회사의 2019년 매출액은 8285억원이며, 영업이익은 1140억원에 달했습니다. 최근 4년 영업이익 합계가 3989억원이며, 설립 이래 매년 매출증가를 보였습니다. 기업가치 1조원은 충분히 넘을 회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터미를 유니콘 기업이라 하지 않습니다. 애터미는 방문판매 국내 2위 업체로 사업구조가 새롭다고 평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리스트에 있는 유니콘 기업도 논란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엘앤피코스메틱과 지피클럽의 경우 마스크팩의 중국시장 진출 덕분에 급성장한 회사입니다. 중국시장이 크긴 큰가 봅니다. 지피클럽의 ‘꿀광 로얄 프로폴리스 마스크팩’은 출시 1년 만에 1억장이 팔려 2018년 5543억원의 매출이 가능했습니다. 소셜커머스 쿠팡이나 위메프도 새벽배송을 꺼내 든 마켓컬리에 견주면 퇴보한 것처럼 보입니다. 지속가능하고, 경쟁업체가 따라 할 수 없는 혁신성이 없다면 유니콘 기업의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이야기입니다.

<아기상어로 유명한> 스마트스터디의 2019년 말 기준 자산총계는 693억원, 부채비율은 19%입니다. 매출액은 2016년 175억원에서 2019년 768억원으로 상승했습니다. 영업이익은 드라마틱한 숫자를 만들고 있습니다. 2018년 75억원에서 2019년 312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벌써 기업가치 평가가 8000억~9000억원으로 거론됩니다. 2021년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낙점받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유니콘 기업의 칭호를 달고, 완전히 유니콘이 되는 길은 험난합니다. 재무제표로 본 기존 유니콘 기업의 속살은 만만치 않은 현실을 예고합니다. 유니콘 기업 칭호를 얻는 것도 1000개 스타트업 기업 중에 7개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유니콘 기업은 성공한 타이틀로 보이지만 이면에는 그만큼 꿈에 가깝다는 뜻도 갖고 있습니다.

▶지피클럽 감사보고서(2018년 재무제표) https://bit.ly/363ydbq

▶애터미 연결 감사보고서(재무제표 첨부) https://bit.ly/3fuRzt3

▶스마트스터디 감사보고서(재무제표 첨부) https://bit.ly/3l3yq2r

<이승환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

재무제표로 본 기업의 속살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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