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디자인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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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디자이너의 무시된 업적

<우먼 디자인> 리비 셀러스 지음·신소희 옮김·민음사·2만6000원

[신간]우먼 디자인 外

디자이너 레이 임스는 합판과 플라스틱이라는 당대의 신소재를 사용해 저렴하면서도 멋진 가구를 만들었다. 디자이너인 남편은 오히려 대변자에 가까웠지만, 방송은 그를 남편인 ‘찰스 임스의 배우자’로 소개했다. 20세기 가장 중요한 건축가로 꼽히는 샬로트 페리앙은 르코르뷔지에의 작업실에서 일하려 했을 때 “여기는 쿠션에 자수나 놓는 곳이 아닌데요”라는 대꾸를 들어야 했다. 디자인 작업 의뢰자가 대부분 남성인 상황에서 여성은 제도적으로 소외됐다. 여성은 자하 하디드처럼 남성보다 더 남성적 태도로 업계의 보수성을 돌파하거나 직물·생활용품 등 ‘여성적’ 분야에서 경력을 쌓거나 남편의 공동작업자로 이름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큐레이터인 저자는 이 책에서 실제보다 축소되거나 무시된 여성 디자이너들의 업적을 조명해 디자인 역사의 온전한 회복을 시도한다.

[신간]우먼 디자인 外

▲나는 아우슈비츠의 약사입니다 | 퍼트리샤 포즈너 지음·김지연 옮김·북트리거·1만7000원

아스피린과 비판텐으로 유명한 독일 제약사 바이엘의 전신 ‘이게파르벤’은 나치와 협력해 아우슈비츠를 탄생시킨다. 빅토르 카페시우스는 이곳의 ‘사람 좋은’ 영업사원에서 아우슈비츠의 주임 약사로 변한다. 손짓 한 번으로 함께 일하던 유대인 동료와 가족을 죽음으로 내몰고, 임산부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자행했다. 심지어 희생자 사체에서 금니를 빼돌린다. 저자는 가해자의 삶을 중심축으로 평범한 사람이 조직화된 악에 가담하는 과정을 드러낸다.

[신간]우먼 디자인 外

▲랭킹 | 피터 에르디 지음·김동규 옮김·라이팅하우스·1만7500원

서열을 정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에서 시작해 사회적 순위가 매겨지는 원리를 다양한 학문으로 설명한다. 인간의 모든 노력 뒤에 비교를 통한 순위 매기기인 ‘랭킹’이 숨어 있음을 보여준다. 순위 매기기라는 사회적 게임을 이용해 돈을 버는 플랫폼 기업의 민낯도 알게 된다.

[신간]우먼 디자인 外

▲어린이라는 세계 | 김소영 지음·사계절·1만5000원

어린이는 잘 보이지 않는다. 몸이 작아서이기도 하고, 목소리가 작아서이기도 하다. 어린이 독서교실에서 활동하는 저자는 어린이 특유의 생각과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기록한다. 어린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자신과 이웃, 사회를 구석구석 살피는 마음과 같다고 강조한다.

[신간]우먼 디자인 外

▲서울 해법 | 김성홍 지음·현암사·2만5000원

서울은 지난 60년간 녹지를 제외한 면적의 70%를 갈아엎었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도시화와 압축 성장에는 성장통이 따랐다. 이 책은 그 성장통을 땅과 건축에 얽힌 이야기로 풀고 있다. 일제강점기, 군사정권을 거쳐 현재까지의 도시계획사와 제도를 살핀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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