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부끄럽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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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우리는 부끄럽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을까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1970년 11월 13일 평화시장 앞 스물두 살의 전태일은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하며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그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근로기준법 적용이 배제되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350만명으로 추산되고, 올해 14명이 사망한 택배기사는 개인사업자로 간주돼 노동법상 근로자로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택배기사를 포함한 특수고용노동자는 221만명에 달한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고 김용균씨와 그의 어머니 김미숙씨처럼 제2의 전태일과 이소선 여사들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노동자들을 보호할 소위 ‘전태일 3법’은 국회의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다. 전태일다리 위 물류 오토바이 거울에 비친 전태일 캠페인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부끄럽지 않게 살겠습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는 그에게 부끄럽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일까.

<사진·글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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