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엘리베이터 13층 추락 예지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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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보고 소름 돋았어요.” 추석 연휴 화제를 모은 ‘섬뜩한 네이버 지식인 예지몽’이라는 글에 대한 반응이다. 글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자신을 고3이라고 밝힌 누리꾼이 지식인에 꿈풀이를 부탁했다. 꿈 내용은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갑자기 멈추고 “13층입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오더니 추락하더라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인

네이버 지식인

누리꾼이 “소름 돋는다”는 반응을 보인 건 글에 달린 해몽 답변이 아니다. 20여일 뒤에 글 작성자가 “반쪽짜리 예지몽이었나 보다”며 스스로 남긴 답글이다. 글을 올린 1주일 뒤, 엘리베이터의 전원이 잠시 내려갔고, 다시 그 뒤에 전원이 완전히 나가는 사고가 있었다는 것이다. “사진을 올리고 나니 층수도 이상하네요. 상당히 무서웠습니다.” 문제의 사진을 보자. 누리꾼이 ‘소름 돋는다’라고 한 부분은 바로 표시된 층수에 있다. ↑E1 정도로 보이는 층수 표시를 뒤집어보면 2주 전쯤에 꿨다는 꿈속의 ‘13↓’이 되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궁금하다. 표시된 E1의 뜻은 무엇일까. 누리꾼 댓글을 보면 “에러가 한번 났다는 표시 같다”는 주장이 있긴 하다. “아닙니다. 엘리베이터에 올라가는 층 나오는 표시기를 인디게이터라고 하는데, 거기에 이를테면 ‘고장 났다’와 같은 제어코드가 나오지는 않아요. 적어도 우리 회사제품은 그렇습니다.” 10월 6일 통화한 엘리베이터 제조사 관계자의 말이다. E1이라고 찍힌 것은 자신도 처음 봤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가능성은 두 가지다. “한국엔 없는데,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는 스페셜 층을 E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둘째는 흔히 지하 1층을 B1으로 표기하는데 도트가 수명을 다해 B의 일부분이 보이지 않는 경우죠.”

노파심에 ‘13층에서 1층으로 추락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물었다. “승강기는 엘리베이터에 표시된 하중의 7배 이상 인장강도를 가진 강선에 매달아 운영합니다. 게다가 누가 인위적으로 로프를 끊더라도 승강기가 규정 속도 이상으로 하강하면 자동으로 세이프티 모드로 들어가 물리적으로 브레이크가 걸립니다.” 실제론 승강기가 13층에서 바닥까지 추락할 일은 없다고 하니 꿈 풀이 문의 글을 올린 고3 학생도 그냥 흔한 개꿈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가면 될 듯싶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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