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는 거짓말 外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 사례들

<괜찮다는 거짓말> 마거릿 로빈슨 러더퍼드 지음·송섬별 옮김 북하우스·1만7000원

[신간]괜찮다는 거짓말 外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이란 저자가 25년 이상의 임상심리학자 경력을 바탕으로 제안한 용어다. 우울증의 다양한 양상 중에서도 우울증과 완벽주의가 맺고 있는 밀접한 관계를 파고든 끝에 파악해낸 증후군이다. 책은 많은 환자와 내담자를 만나며 연구한 이 개념을 통해 구체적인 증상과 사례를 설명한다. 통상적인 진단 기준에 비추면 우울증이 아니지만 남모르는 심리적인 문제로 겪는 어려움을 포착하기 위해 저자는 과도한 책임감과 자신을 고양시킬 수 있는 성취감을 찾아 과제에 매몰되는 모습, 타인이 자신의 내면에 접근하도록 허용하지 않는 태도 등의 특징을 제시한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자신의 내면에서나 가까운 주변 사람들에게서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마음속 깊이 숨겨진 이런 심리적 고통은 아무리 외면해도 분명히 존재해 많은 사람을 괴롭힌다. 자신에 대한 지나친 기대심리가 완벽주의로 나타나 약하고 어두운 감정을 평가절하하거나 소홀히 하게 만든다. 고통스러운 심리 때문에 막막해하고 괴로워하면서도 이를 인정하거나 드러낼 줄 모르는 사람들은 통상적 우울증과 다른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치유법도 달라야 한다. 다행히 나아질 방법도 있다. 물론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에 스스로 벗어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열심히 노력하고 자신에게 최상의 모습을 기대하며 타인에게 베풀려고 하는 태도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나, 균형이 갖춰지지 않을 때 자신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의식하고 몰입과 대면, 연결과 변화의 과정을 거치면 한 걸음씩 더 큰 정서적 자유로 다가갈 수 있다. 완벽이라는 지향점에 매몰돼 내면을 성찰하는 법을 잊어버렸다면 적어도 자신을 돌아볼 짬이나마 내도록 만드는 책이다.

▲별빛이 떠난 거리 | 빌 헤이스 지음·고영범 옮김·알마·1만3300원

[신간]괜찮다는 거짓말 外

코로나19로 생긴 상처가 가장 큰 도시 뉴욕에서 나름의 삶의 방식을 찾는 시민의 모습을 인간애가 담긴 글과 사진으로 포착한 에세이다. 작가이자 사진가인 저자는 팬데믹의 정점을 지나는 한 도시를 바라보며 애틋한 시선의 산문과 사진으로 현실을 기록한다.

▲한국 사회에서 정의란 무엇인가 | 김도균 지음·아카넷·1만8000원

[신간]괜찮다는 거짓말 外

‘정의’와 ‘공정’을 바라보는 관점이 서로 충돌하는 가운데 이러한 가치들을 상식적인 토대 위에서 합리적으로 토론하고 조정하는 과제를 탐구한다. 적대적 분열에서 벗어나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발돋움할 수 있게 헌법을 통해 해답을 모색한다.

▲낮의 집, 밤의 집 |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이옥진 옮김·민음사·1만6000원

[신간]괜찮다는 거짓말 外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으로, 연대기적 흐름을 거부하고 단문이나 짤막한 에피소드들을 엮어 하나의 이야기로 빚어낸다. <방랑자들>을 쓰기 20년 전에 쓴 작품인 만큼 작가의 서사적 기법 실험과 풍부한 상상력이 출발한 지점을 엿볼 수 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신간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