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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구글 시장 독점 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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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게임 제작·유통사 에픽게임즈, 반독점법 소송 제기

최근 전 세계 공정 당국의 골칫거리는 구글과 애플이다. 시장 독점 논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과 애플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을 양분한다. 지난 6월 기준으로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의 스마트폰 OS 점유율은 각각 75%와 25%다.

싱가포르의 구글 건물 앞 / EPA연합뉴스

싱가포르의 구글 건물 앞 / EPA연합뉴스

논쟁이 촉발된 지점은 앱 마켓이다. 구글과 애플의 스마트폰 OS에는 자체 앱 마켓이 탑재돼 있다. 구글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은 앱스토어다. 지금까지 애플은 ‘인앱(In-app·앱 내)’ 결제 방식에 수수료 30%를 적용해왔다. 예를 들어 인앱 결제 시스템을 적용하면, 카카오톡에서 이모티콘을 구입할 때 애플의 결제 시스템으로 연결된다. 애플은 결제와 함께 수수료 30%를 떼간다.

구글은 대체로 모바일 게임에만 수수료 30%를 매겨왔다. 올해 9월부터 모든 인앱 결제 방식으로 판매된 애플리케이션(앱)에 수수료 30%를 받기 시작했다.

인앱 결제 방식이 논란이 인 근본적인 이유는 ‘독점’ 때문이다. 스마트폰 OS와 마찬가지로 앱 마켓 시장도 구글과 애플이 대부분 점유한다. 국내 앱 마켓을 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63.4%)와 애플 앱스토어(24.4%) 점유율이 높다. 앱 판매자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으면 앱을 판매하기 어려운 구조다. 수수료 30%가 부담스럽더라도 감내해야 모바일에서 앱을 팔 수 있다.

미국에서는 게임 제작·유통사 에픽게임즈가 구글·애플을 상대로 법적 다툼에 나섰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8월 구글과 애플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 정부도 플랫폼 시장 독점 주시

발단은 에픽게임즈의 인앱 결제 수단 우회였다. 에픽게임즈는 1인칭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다. 에픽게임즈가 구글과 애플 결제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자체 결제 시스템으로 포트나이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구글과 애플은 포트나이트 앱을 각각의 앱 마켓에서 지워버렸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경쟁을 차단하고 시장을 통제하면서 혁신을 억누르는 괴물이 됐다”고 했다.

한국 정부도 구글과 애플의 플랫폼 시장 독점을 주시하고 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9월 8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제기된 앱 마켓 수수료 인상 논란은 기본적으로 경쟁 부족 때문에 발생했다. 해당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도 9월 2일 국회에서 구글의 인앱 결제 범위 확대를 두고 “국내 법령상 금지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하원은 법사위원회는 지난 7월 애플과 구글 최고경영자(CEO)를 청문회에 세우기도 했다. 팀 국 애플 CEO는 “애플 앱스토어는 500개의 앱으로 시작해 현재 170만개의 앱이 있다. 애플은 (경쟁자를) 방해하지 않고, 가능한 모든 앱을 수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도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준다”고 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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