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우체국 펀드 신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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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테크를 열심히 하는 20대 청년들을 취재하고 있다. 취업 준비하랴 일하랴 바쁜 와중에 시간을 쪼개 주식을 ‘열공’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저금리·저성장의 시대에 공부도, 직장도, 부모도 자신의 미래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걸 온몸으로 느껴온 것 같다. 손에 쥔 것이 없는 만큼 더 많이 알고 악착같이 모아 굴려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절실함이 느껴졌다.

우정산업본부 2020년 펀드이벤트

우정산업본부 2020년 펀드이벤트

9월 1일부터 2일까지 진행된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일반청약에는 역대 최고액수의 증거금인 58조원이 몰렸다. 첫날 경쟁률은 427 대 1에 달했다. 마감 후 한국투자증권은 최종 경쟁률이 1225 대 1이라고 발표했다. 청약증거금으로 1억원을 맡기면 달랑 다섯 주를 받게 되는 결과였다. 주문이 폭주하면서 첫째 날은 삼성증권에서, 둘째 날은 한국투자증권에서 시스템 접속 지연이 발생했고, 포털사이트 검색어는 이틀 내내 ‘카카오게임즈’로 뒤덮였다.

이 같은 흥행에 대해 일부 경제신문에서는 ‘20~30대 청약자가 대거 뛰어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이 ‘대박’ 난 것을 본 20·30이 마이너스통장으로 빚을 내 투자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SK바이오팜은 공모가가 4만9000원이었는데 두 달 만에 주가가 세 배가량 올라 큰 화제가 됐다.

뚜껑을 열어보니 연령대별로 1인당 청약금을 가장 많이 넣은 그룹은 70대 이상이었다. 한투증권은 70대 이상의 1인당 청약금액이 3억8000만원, 삼성증권은 3억7000만원이었다. 주식투자에 관심 많은 20대의 참여도는 예상보다 낮았다. 고객수로 보면 삼성증권이 7%, 한투증권이 9% 수준이었다. 증거금 수천만원을 내기가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지난 7월 내놓은 ‘밀레니얼 세대, 신 투자인류의 출현’ 보고서를 보면, 전국의 20~3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재무목표의 우선순위로 ‘주택 구입을 위한 재원 마련’(전체 응답자의 61%가 선택)과 ‘은퇴자산 축적’(50%)을 가장 많이 꼽았다고 한다. 과거 20·30의 통상적 재무목표로 여겨졌던 ‘결혼자금 마련’을 1순위로 꼽은 사람은 15%에 불과했다. 젊은 세대의 인생설계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터뷰에 응한 20대들은 대체로 “이런 저금리 시대에 돈을 예·적금에 묵혀두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원금이 그대로 있다고 ‘내 돈 지켰구나’ 생각하면 안 돼요. 물가상승률을 못 따라가면 그건 손실이라고요, 손실!” 수익을 추구하다 보면 위험이 따르지 않느냐는 기자의 말에 한 20대 여성이 이런 ‘일침’을 놨다.

우체국도 시대에 발맞춰 계속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우본)는 9월 7일부터 펀드 신상품 6종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공모펀드 가운데 원금손실 위험도가 낮은 머니마켓펀드(MMF), 채권형펀드, 주식 비중이 30% 이하인 채권혼합형펀드 상품으로 “투자자에게는 안정적이고 판매보수는 낮은 상품”이라고 우본 관계자는 밝혔다. 10월 31일까지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에어팟프로, 마스크세트 등 경품도 증정한다.

<최미랑 뉴콘텐츠팀 기자 r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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