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만 아니었어도 전설이 될 뻔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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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만 아니었어도 전설이 될 뻔한 공연.’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한 포스터(사진)에 누군가 붙인 제목이다. ‘분노의 락앤롤’이라는 제목의 이 포스터엔 출연그룹이 나열되어 있는데 ‘전설’이 될 만하다. ‘비틀스’, ‘오아시스’, ‘더 후’, ‘퀸’…. 1970~1980년대를 풍미한 록밴드들이다. 그런데 저 그룹들이 내한공연을 한다고? 그것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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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매카트니를 제외하면 비틀스 나머지 멤버는 이미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닌데? 포스터에 인쇄된 프레디 머큐리가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30년 가까이 되었는데. 설마 하면서도 긴가민가한 것은 오아시스의 경우 2009년 지산락페스티벌에 내한공연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궁금하다. 포스터까지 만들어진 이 전설의 공연은 어떻게 되었을까.

“포스터가 화제를 모았다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포스터 좀 얻을 수 없냐’는 문의도 많이 들었고요.” 행사 주최자 박모씨(22·여)의 말이다. 포스터는 인터넷에서 꽤 알려진 하위문화인 ‘슬픔의 케이팝 파티(슬케팝)’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했다고 했다. “이제는 케이팝의 주류가 아닌 소녀시대, 2NE1, f(x)의 노래를, 장소를 대관해서 떼창하는 그런 것과 비슷한 취지 행사거든요.” 당연히 내한공연이나 모창을 하는 것이 아니라 록그룹의 전성기 시절 공연영상을 틀어놓고 떼창을 하는 행사였다. 그는 제목에 ‘분노’라는 말을 사용한 건 명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라는 ‘록 불모지’에 잘 오지 않은 것도 그렇지만, 옛날 록스타가 자기 관리도 못 해 탈모가 생긴다거나 재결합하지도, 앨범을 내지도 않고 있는 게….”

그래도 언급한 그룹 중 오아시스는 내한공연을 한 적 있지 않은가. “아, 그것도 화나는 일이에요. 그땐 제가 어려서 이런 세계를 알지 못할 때였으니….” 생각해 보니 오아시스 내한공연 때 박씨는 열한 살이었다. “사실 여건이 되면 20~30대 여성만을 위한 자리를 만들고 싶어요.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마음껏 춤추고 놀 장소가 많진 않거든요. 어디 가면 꼭 듣는 이야기가 ‘젊은 여자분들이 이런 노래를…’이라는 말입니다. 그런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스트레스가 되어버렸어요.” 기자도 물어볼 뻔했다. 어쨌든 그 꿈, 꼭 이루시길.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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