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우표 발행할지 누가 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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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보다는 e메일이나 메신저가 익숙한 요즘 일반우표 한 장 가격이 얼마인지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현재 일반우표 한 장 값은 380원이다.

필자의 기억에 뚜렷하게 남아 있는 우푯값은 130원이다. 초등학교 때 어버이날이면 부모님께 편지를 쓰고 봉투에 주소와 우편번호를 적어 우표를 붙이는 시간이 꼭 있었기 때문이다.

7월 16일 발행된 국방과학연구소 창설 50주년 기념우표/우정사업본부 제공

7월 16일 발행된 국방과학연구소 창설 50주년 기념우표/우정사업본부 제공

수집가들 덕분에 그 시절의 우표를 찾아볼 수 있었다. 지폐·주화·우표 등을 취급하는 온라인 수집전문쇼핑몰에서다. 백제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가 뚜렷이 박혀 있는 우표는 700원짜리 보통우표. 유물의 옛 이름 ‘금동용봉봉래산향로’가 오른쪽 상단에 세로로 적혀 있다. 백제 공예예술의 상징이 된 이 유물이, 출토된 이듬해인 1994년부터 1995년까지 700원짜리 일반우표 자리를 차지했던 것이다. 이 우표에 대한 정보를 수집가들은 이렇게 표기한다. ‘기본료 130원 시기 보통우표’. 판매가격은 현재 2장에 2700원이다. 액면가의 두 배가 좀 안 되는 값이다.

대한민국우표규정을 보면, 일반우표는 국기·국화 등 국가 상징물과 우리나라에서 주로 서식하는 동·식물 및 문화재 등을 소재로 한다. 그렇다면 일반우표가 아닌 기념우표는 무엇을 소재로 하나. 그리고 그 소재는 어떻게 정할까.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해마다 3~4월 말 법인과 공공단체를 대상으로 다음연도 기념우표 발행 수요 신청을 받는다. 우정사업본부 내에서 자체적으로 주제를 선정해 우표를 기획하는 경우도 있다. 내·외부 제안에 따라 발행안건이 정해지면, 우표위원회의 심의를 받는다. 심의를 통과하면 우표가 발행된다.

우표위원회는 문화예술 전문가, 우표수집 전문가 등 20명의 우표위원으로 구성된다. 정당의 당원이나 당원 신분을 상실한 날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선거에 후보자로 등록한 사람은 위촉할 수 없다. 지난해부터는 일반인도 참여하고 있다. 만 18세 이상으로 선거 후보자 등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해 2명의 국민위원을 위촉한 것이다. 2018년 첫 공모에서 위촉된 국민위원이 현재 활동 중이다.

7월 16일에는 국방과학연구소 창설 50주년을 맞아 기념우표 67만2000장이 발행됐다. ‘자주국방 강화’를 목적으로 1970년 8월 6일 창설된 국방과학연구소는 무기체계 연구, 개발, 시험평가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K9 자주포, KT-1 기본훈련기 등이 이곳에서 개발됐다. 국내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가 하늘을 날고 있는 모습과 함께 위성통신안테나의 모습이 이 우표에 담겼다. 16장짜리 전지에 한 가지 그림만 담겨 있는 1종짜리다. 가까운 우체국을 방문하거나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에 신청하면 구매할 수 있다.

우표뿐만 아니라 기념우편 날짜 도장도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창설 50주년 기념우표가 발행되는 7월 16일부터 2주간 서울중앙 등 우체국 174곳에서 취급하는 우편물에 이 도장이 찍힌다. 국방과학연구소 창조관 이미지를 담았다.

<최미랑 뉴콘텐츠팀 기자 r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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