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호소인의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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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말이다. 앞서 이 대표는 강훈식 대변인을 통해 “예기치 못한 일로 시정 공백이 생긴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 피해 호소 여성의 아픔에 위로를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 연합뉴스

이 대표가 사용하는 ‘피해 호소인’은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등 여권에서 ‘피해자’라는 명칭 대신 사용하는 단어다. 민주당 여성의원들이 발표한 성명서에서도 피해자가 아닌 ‘피해 호소 여성’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그동안 해당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7월 1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피해를 호소하시는 고소인의 말씀을, 특히 피해를 하소연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는 절규를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피해 고소인과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피해 호소인보다는 진일보한 표현이지만 여전히 범죄 피해를 축소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울시 역시 공식입장에서 피해 호소인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해당 직원이 피해에 대해 서울시에 공식적으로 말한 것이 없기 때문”이라며 “초유의 사태인 만큼 이전에는 피해 호소인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피해 호소 여성’이라는 말은 피해자의 말을 아직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의 뜻을 담고 있다”며 “이 자체가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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