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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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28권 솔직한 평가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한승혜 지음·바틀비·1만6000원

[신간]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外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책들은 과연 읽어볼 만한 책들일까. 그저 유명해서 유명해진 책일 뿐인지, 아니면 많은 사람이 읽어볼 만큼 깊이 있는 내용이라 인기를 끌었는지 읽어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다. 저자는 과도한 조명을 받거나 반대로 단지 베스트셀러라는 이유로 저평가되는 책들을 직접 읽어보고 평가에 나섰다. 최근까지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28권을 읽고 솔직하게 비평하면서 ‘과연 어떤 점이 대중의 이목을 끌었을까’, ‘독자들이 이 책들을 읽으면서 기대했던 위안이나 욕망을 충족할 수 있을까’와 같은 물음에 대한 답을 진지하게 찾아나간다. 또 베스트셀러처럼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책이

흔히 함량 미달인 책이라고 폄하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베스트셀러를 과연 읽을지 말지에 대한 물음에 대한 고민도 가감 없이 제시한다.

여느 독자들과 다르지 않은 입장에서 솔직하게 쓴 서평이기에 저자의 유명세나 출판사의 마케팅에만 기댄 쭉정이 같은 책에는 신랄한 비판을 날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중적인 취향은 저급하다고 보는 시각을 바탕으로 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독자들이 책에서 찾고자 하는 작은 효용을 채워주는 데 충실한 베스트셀러라면 잘 팔리는 위치에 오를 만했다고 후한 평가하는 데도 박하지 않다. 이렇게 베스트셀러 책들의 내용을 다각도로 분석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책이 알려지고 유통되는 과정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기 때문에 베스트셀러의 상당수가 ‘만들어지는’ 불편한 진실도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 잘 팔릴 책을 더 밀어주고 더 알리려는 다양한 기법뿐 아니라 애초에 출발점부터 출판사가 더 많은 판매를 노리고 책을 기획하는 모습을 지적한다. 다만 베스트셀러에 실망한 독자들이 독서 자체에 실망할 이유는 없다고, 오히려 베스트셀러 너머의 더 넓은 책의 세계를 봐야 한다고 책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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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역사는 모두의 역사다 | 마리아 바스타로스 외 지음·크리스티나 다우라 그림 김유경 옮김·롤러코스터·2만2000원

선사시대부터 최근의 미투운동 시기까지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채 소외당하며 침묵을 강요당해온 여성들의 삶을 일러스트와 함께 엮었다. 인류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여성사적 사건과 페미니즘의 중요한 흐름을 통해 역사의 다른 한 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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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하고 있잖아 | 정용준 지음·민음사·1만3000원

14세 소년이 언어교정원에 다니며 언어적·심리적 장애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담은 소설이다. 말을 더듬는 인물의 내면 풍경을 청소년의 목소리로 들려줌으로써 언어가 결핍된 상황에서 비롯된 고통과 배제, 분투의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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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₂O와 망각의강|이반 일리치 지음·안희곤 옮김사월의책·1만3000원

인류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본 저자가 ‘물’의 역사를 통해 근대 문명이 지닌 획일화와 균질화의 논리 속 숨은 폭력성을 고발한다. 근대가 형성되기 이전 오랜 기간 인간의 삶과 분리되지 않았던 물질들이 본래의 빛깔을 잃게 된 역사를 기술한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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