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 살고 싶어 나누기로 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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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공동체가 조화로운 경제는-

<나는 잘 살고 싶어 나누기로 했다> 전성실 지음·착한책가게·1만6000원

코로나19는 역사적인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든 경제는 계속 성장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는 지금껏 흘러왔던 대로 앞으로도 굴러갈 것이라는 인식이 틀린 가정이란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온 세계를 휩쓴 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각자도생해야 하는 무한경쟁 사회는 곳곳에서 날카로운 충돌음을 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저자는 지금까지의 경제에서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경제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과 돈, 사람을 바라보는 기존의 관념이 편향됐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조목조목 성찰한 뒤 개인과 공동체가 조화로울 수 있는 나눔의 경제를 일구자는 주장이다.

인류학적인 근거가 주장을 뒷받침한다. 책이 말하는 나눔의 경제는 거래보다는 선물을 주고받는 경제에 가깝다. 경제는 본래 사람의 살림살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공동체 안으로든 밖으로든 더 많이 주고 베푸는 일이 더 높은 지위와 공동체의 살림살이를 유지하는 원리가 됐던 사회도 무수히 존재해왔다. 자본의 논리는 집중과 축적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여기에서 배제되어 점점 보이지 않게 된 일들을 마을 안에서 다시 보이도록 하는 것이 나눔이라는 것이다. 성장으로 나눔을 이끌어내는 대신 마을과 지역에서 이뤄지는 순환이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는 논리다. 딱딱한 주장만 늘어놓는 대신 실감 나는 사례를 쉽게 풀어가는 덕에 다양한 독자층에 친근하게 다가간다. 그래서 어린 자녀와 부담 없이 토론하거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에도 좋다. 보이지 않는 수요와 가치를 창출해 가는 것이 자본주의 경제의 장점이라면, 서로를 돌보는 인류의 오랜 습성 자체에서 그동안 잊고 있던 대안적인 수요를 만들어낼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 않은가 하는 등의 질문 말이다.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 이서영 지음·알마·1만2000원

한국의 대표적인 SF 작가들이 공포문학의 거장 러브크래프트를 재창조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나온 작품 중 하나다. 휘황찬란한 백화점을 무대로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협력업체 노동자들과 혐오표현에 상처 입은 여성들의 일상적 공포를 그려낸다.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 | 은모든 지음·민음사·1만3000원

과외교사 경진은 오랜만에 사흘의 휴가를 맞았다. 그런데 과외학생인 해미가 할 말을 삼키는 모습을 보인 뒤로, 경진이 만나는 사람마다 그에게 말을 걸며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그렇게 휴가 계획은 어긋나 가지만 정작 해미에게선 아무 소식이 없다.

▲다미주 이론 | 스티븐 W. 포지스 지음·노경선 옮김 위즈덤하우스·2만2000원

자율신경계가 신체를 지키는 과정에서 미주신경이 담당하는 역할을 발견한 연구를 바탕으로 트라우마와 자폐, 경계선 인격장애, 불안 등으로부터 회복할 방향을 모색한다. 트라우마를 겪은 이들에게 벌어지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의 이유와 배경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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