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새 정치 기대 부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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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인 릴레이 인터뷰](4) 정희용 미래통합당 40대 당선인

미래통합당에서 대구·경북(TK)지역의 후보에게는 총선이라는 본선보다 당내 경선이 더 힘들다. 더구나 처음 출마한 신인에게 당내 경선은 쉽게 넘을 수 없는 고개다. 하지만 1976년생인 정희용 통합당 당선인(경북 고령·성주·칠곡)은 거침없이 당내 경선을 통과하고 총선에서 승리했다. 40대의 정 당선인을 5월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주민들 새 정치 기대 부응하겠다”

-어려운 경선 과정을 거쳤다.

“당에 공천을 신청한 후보가 모두 7명이었다. 두 후보는 전직 의원(이인기·홍지만 전 의원)이었다. 군수 출신 후보도 있었고, 도 부지사 출신도 있었다. 당 대표 특보 출신 등 후보마다 쟁쟁한 경력을 갖고 있었다. 다른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다. 나이가 어려, 우선 주민들에게 안정감을 줘야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선거 운동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몸으로 때웠다. 장갑도 안 끼고 목도리도 하지 않은 채 인사를 하니 ‘저렇게 하면 힘들 텐데’라고 하더라.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다른 후보와 달리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홍보를 많이 했다. 인스타그램은 젊은 층의 호응도가 높았고, 페이스북은 40대 이상이 많이 봤다. 유튜브는 젊은 층과 어르신들이 모두 시청했다. 국회에서 보좌관을 하고, 경북도의 경제특보를 한 다양한 경험이 밑천이 됐다.”

-국회에서는 얼마 동안 활동했나.

“16대 국회 때 의원 비서로 2년 동안 일했다. 이후 한전KDN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19대 국회인 2014년부터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총선 전까지는 경북도의 경제특보로 일했다. 도청에서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역할을 했다.”

-경북에서 오랜만에 젊은 40대 의원이 탄생했다.

“이번에 경북에서는 저를 포함해 세 명의 40대 당선인이 배출됐다. 이 지역구에서는 오래전 이인기 전 의원이 40대에 당선됐다. 다른 지역구에서는 김성조·권오을·임인배 의원 등이 40대 중·후반에 당선된 적이 있다. 젊은 정치인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함께 있다. 주민들이 젊은 정치인을 뽑아준 것은 새로운 정치에 대한 희망과 갈망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이 수도권에서 참패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서 표를 받지 못했다. 40대 당선인으로서 당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

“대선에서의 승리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합당이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 통합당을 지지하지 않은 젊은 층에도 어필해야 한다. 정치적 접근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사회적 경제에 관심이 많다. 사회적 경제는 특정 진영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회적 경제 사업에 젊은 층이 많이 참여하도록 하고 싶다. 물론 전통적 지지자를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 중도도 중요하지만 진영의 확고한 가치를 세우는 데 기여하고 싶다. 중도층과 전통적 지지층을 위한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TK 지역구의 젊은 층과 수도권의 젊은 층의 생각이 같다고 보나.

“지역구와 수도권은 표심이 다를 수 있다. 수도권은 젊은 후보가 나와야 한다. 제 지역구가 통합당의 전통적 텃밭이다. (내 지역구 내에서도) 젊은 유권자들이 많은 특정지역은 상황이 조금 달랐다. 이전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했던 곳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40대 후보인 제가 출마하니 민주당 후보가 아닌 통합당 후보인 저를 더 많이 찍어줬다. 수도권에서는 젊은 층이 통합당 후보를 거의 외면했다. 당이 젊은 유권자에게 비전을 주지 못했을 수도 있고, 후보가 젊은 사람이 아니었던 경우도 있다. 훌륭한 후보를 공천할 기회도 없었다. 나 자신은 열 살과 여섯 살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 지역의 젊은 층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통합당 내 소장파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 모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소장파 모임은 긍정적이다. 당 안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모임을 만든다고 해서 과거처럼 정치세력화를 하는 것이 아니다. 비전을 제시하고 공부해야 한다. 요즘 국회 모임의 트렌드가 그렇다. 이런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과거처럼 무슨 계파라는 게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초선이 40명이다. 다양한 목소리로 서로 토론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실제로 (모임과 관련한) 연락이 많이 온다.”

-당에서 소장파의 목소리가 잘 반영될 수 있다고 보나.

“세상이 바뀌었다. 젊은 층은 어디에서든 자기 할 말은 다 한다. 우리는 그런 세대다. 제가 정치에 일찍 발을 들여 예전 당의 분위기에 익숙하기는 하다. 하지만 예전의 정치 풍토가 불합리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정치문화가 많이 변했다. 특히 초선 의원들이 많다. 목소리를 많이 내고 개성도 강하다. 이들을 어느 계파로 그룹핑하기도 하지만 그 그룹핑으로 공천을 받은 것이 아니다. 또 경선을 통해 국회로 들어온 분들이 많다. 계파로부터 자유롭다고 봐야 한다.”

-통합당 원내대표단에서 부대표로 활동하게 됐다.

“지역과 출신을 골고루 안배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구에서 김승수 당선인이, 경북에서는 내가 배치됐다. 국회 보좌관 출신인 점도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구 현안이 많을 텐데, 21대 국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칠곡은 산업단지의 체질 개선이 과제다. 신성장 산업을 유치해야 한다. 성주·고령은 농산물 소득 증대가 중요하다. 지역구가 대구 인근이어서 관광·문화 개발에 힘쓰고 싶다. 칠곡은 호국벨트 관광산업화, 성주·고령은 가야문화 개발이 과제다.”

-경북에서 야당인 통합당의 후보가 모두 당선돼 정부의 예산을 따내기가 힘들다는 이야기가 있다.

“2008년 18대 국회에서 호남에는 당시 야당인 민주당 의원과 야당 성향 무소속 의원만 있었다. 하지만 정부 예산을 많이 따냈다. 21대 국회에서는 경북 의원들이 합심해 헝그리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13명의 의원이 다양한 상임위에 들어가 상호보완적 역할을 해야 한다.”

-총선 결과 통합당 84명의 당선인 중 영남지역 출신 의원이 56명이다. ‘영남당’이라는 비판도 있다.

“영남에서는 당 후보가 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다. 당내 경선이 후보의 인지도를 올려주는 상승효과가 있다. 저 역시 예선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런 과정을 통해 본선에서 경쟁력이 생기고,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본선에 올라간다. ‘영남당’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사실 불만스럽다. 선거 결과가 그럴 뿐이다. 영남이 전통적인 통합당의 지지 기반인 것은 맞다. 하지만 훌륭한 후보를 찍은 유권자들이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은 아니다. 유권자들은 훌륭한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다만 전국에서 통합당의 성적이 안 좋으니까, 영남의 투표 결과가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통합당이 다른 지역에서 유권자들에게 더 호감을 얻어야 한다. 다른 지역도 젊거나 능력 있는 후보가 나서서 새로운 방식으로 선거에 나섰더라면 좋은 성적을 얻었을 것이다.”

<글·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 사진·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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