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돌풍 NC, 성적·인기 둘 다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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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창단해 2013시즌부터 1군 진입에 성공한 제9구단 NC는 신생팀답지 않게 좋은 성적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켰다. 1군 첫해 128경기 52승 4무 72패 승률 0.419로 7위를 거둔 NC는 다음해 70승 1무 57패로 정규시즌 3위를 차지했다. 이어 2015년 3위, 2016년 2위, 2017년 4위 등으로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강팀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둔 NC에게도 고민이 있었다. 성적만큼 인기가 비례하지 않았다.

지난 5월 1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이날 승리로 NC는 6연승을 달렸다. / 연합뉴스

지난 5월 1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이날 승리로 NC는 6연승을 달렸다. / 연합뉴스

NC의 연고지는 경남 창원이다. 창원은 1982년 원년팀인 롯데 팬들이 있던 곳이었다. NC가 창원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기존 롯데 팬들을 많이 흡수하긴 했지만, 인기팀 대열에 이름을 올리기는 어려웠다. 방송사 중계에서는 후순위에 밀려났다. 뒤늦게 1군 ‘형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신생팀의 한계였다. NC는 매 시즌 관중몰이를 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했지만, ‘비인기팀’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2020시즌의 NC는 다른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 미국 ESPN이 KBO리그 경기를 미국 전역에 중계하기 시작하면서 NC 경기가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특히 야구단이 없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시청자들이 약자가 같은 NC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미국 팬들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시즌 초반 1위에 오르며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NC는 창단 후 좋은 성적을 내면서 1군에 연착륙했지만, 흥행 면에서는 그다지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성적이 나기 시작할 무렵 팀 고위 관계자의 목표가 ‘우승’보다는 ‘관중 유치’가 될 정도였다. 한 시즌 60만 관중을 달성하는 게 NC의 목표였다.

성적은 나는데… NC의 관중 고민

NC는 1군 진입 첫해인 2013시즌 이후 입장 관중 집계 부문에서 키움·삼성 등과 함께 하위권을 전전했다. 그러나 키움과 삼성이 각각 고척스카이돔·삼성라이온즈파크 등 새 홈구장을 열게 되면서 관중 최하위는 NC의 몫이 됐다. NC의 시즌 관중수는 2016년 54만9125명, 2017년에는 53만1121명으로 꼴찌였다. 창단 처음으로 10위로 떨어진 2018년에는 44만2872명으로 가장 적은 관중이 찾았다.

2019년부터 창원 NC파크를 새 홈구장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관중이 71만274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통합 창원시의 인구가 100만 명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완전히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아니었다. 성적과 관중,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NC의 가장 큰 과제였다.

ESPN은 올 시즌 일주일에 한 경기씩 KBO리그를 중계한다. 첫 경기는 지난 5월 5일 대구 NC-삼성전이었다. 이날 NC는 홈런 3방을 앞세워 삼성을 4-0으로 꺾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스포츠가 중단된 가운데 중계된 KBO리그 경기는 미국 팬들을 열광케 했다. NC는 미국 팬들이 기대했던 호쾌한 ‘빠던(방망이 던지기·배트 플립)’도 선보였다. 6회 솔로홈런을 친 모창민이 배트를 허공에 던졌고, 이 영상이 미국 내 스포츠 커뮤니티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미국 야구에서는 ‘빠던’이 금기시된 행동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스캐롤라이나의 주민들이 자기 연고지 팀처럼 성원을 보내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유일하게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연고지 구단만 없다. 총인구수는 1049만 명으로 야구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게다가 노스캐롤라이나는 공룡 화석이 자주 발견돼 현지 주립대가 공룡 연구로 유명하다. NC의 팀 마스코트가 공룡인 것과 공통점이 있다.

NC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마케팅으로 연결시켰다. NC 구단 관계자는 “노스캐롤라이나의 마이너리그팀인 더럼 불스와 소셜미디어(SNS) 계정으로만 연락하다가 담당자들끼리 연결이 됐다. 더럼 불스를 포함해 6팀이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팬들의 사진을 받아 좌석에 배치하는 ‘소환 응원단’ 이벤트를 미국 팬들을 대상으로도 받기로 했다. 이 관계자는 “구단 굿즈도 해외에서 결제가 가능하도록 영문 사이트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성적도 거침없이! 인기에 걸맞은 활약

NC도 자신들을 응원하는 미국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NC는 개막 2주차까지 한 차례만 졌을 뿐 거침없이 연승을 이어가며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5월 19일에는 ‘디펜딩 챔피언’ 두산과 시즌 첫 맞대결에서 5-4로 승리하며 7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올 시즌 대권을 노리겠다는 다짐을 그대로 행동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NC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특별한 전력 보강을 하지 않았다. 다만 ‘건강한’ 나성범이 합류한 게 큰 힘이 됐다. 나성범은 지난해 5월 3일 창원 KIA전에서 슬라이딩하다가 왼 무릎을 다친 뒤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나성범은 2014년 타율 0.329를 기록하고 2018시즌까지 꾸준히 3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나성범 개인적으로도 동기부여가 된다. 나성범은 2018년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손을 잡으면서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향한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NC 경기가 ESPN에 중계가 되면서 나성범의 존재도 함께 알릴 수 있게 됐다.

NC는 두터운 선수층을 내세워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즌 개막 직전까지 5선발 후보를 고민할 정도로 선발 자원이 많았다. 김영규가 최성영와 신민혁을 제치고 선발 자리를 꿰찼다. 외야진에서도 선별 과정이 필요했다. 새 외인 타자 애런 알테어가 붙박이 중견수를 맡은 가운데 김성욱·이명기·권희동·김준완 등이 외야 두 자리를 놓고 경쟁을 했다.

외국인 투수 선별 과정도 이번만큼은 신중했다.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 뛰며 9승 9패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한 루친스키는 올 시즌에도 원투펀치의 한 축을 맡았다. 새롭게 뽑은 마이크 라이트는 메이저리그 110경기에 등판한 베테랑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 동안 10승 1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 올 시즌 3경기에 나와 2승 평균자책점 1.69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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