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샷-복수에 나선 살인병기, 전형적 할리우드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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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블러드샷(Bloodshot)

제작연도 2020

제작국 미국, 중국

상영시간 109분

장르 액션, 드라마, SF

감독 데이브 윌슨

출연 빈 디젤, 에이사 곤살레스, 샘 휴건, 가이 피어스 외

개봉 2020년 5월 21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

코로나19의 여파는 사회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영화관 역시 마찬가지라 이렇다 할 만한 새로운 대작이나 화제작들을 만날 수 없게 된 지 오래다. 이 와중에 공개되는 <블러드샷>은 참으로 오래간만에 만나는 신작 할리우드산 오락 액션 영화라는 점만으로도 반갑다.

유능한 특수부대원 레이(빈 디젤 분)는 여행 중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된다. 눈앞에서 사랑하는 아내 지나(탈룰라 라일리 분)가 살해당하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한 그는 결국 자신도 총격을 받게 된다. 며칠 후 첨단장비 연구소에서 눈을 뜨게 된 레이는 그곳이 에밀 하팅(가이 피어스 분) 박사의 지휘로 손상된 신체를 과학기술로 대체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시설임을 알게 된다. 혈액 속에 나노 로봇을 주입해 신체를 강화하고 심지어 복원까지 하는 시술을 받은 레이는 동료 케이티(에이사 곤살레스 분)의 도움을 받아 건강을 회복하고 이전보다 한층 강화된 살상능력을 지닌 살인병기로 거듭난다.

모처럼 몸에 맞는 옷을 입은 듯한 빈 디젤은 강인하지만 혼란스러운 과거에 힘겨워하는 주인공 레이를 무난히 소화해내고, 최근 각광받고 있는 미모의 신성 탈룰라 라일리, 이제는 중견 배우로서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가이 피어스의 협업도 흥미롭다.

‘시네마틱 트레일러’ 전문가의 장편 데뷔작

연출을 맡은 데이브 윌슨은 오랜 기간 게임업계에서 특수효과 전문가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200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10여 편이 넘는 비디오게임들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시네마틱 트레일러’의 대표적 제작사 중 하나로 손꼽히는 블러 스튜디오에서 삽입영상과 예고편 감독으로 활약해왔다. ‘시네마틱 트레일러’란 게임 중간에 각 챕터 사이에 삽입되는 이미지 영상이나 말 그대로 홍보를 위한 예고편을 총칭하는 용어. 게임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게임 중간에 등장하는 삽입영상이나 예고편의 가치와 완성도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바로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영화까지 작업영역을 넓히고 있는 그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같은 작품의 시각효과에도 참여했다. 이런 경력으로 본다면 데이브 윌슨은 차세대 영화 매체를 가장 잘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준비된 인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처음으로 영화적 연출 실력을 검증받은 작품은 작년에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시리즈로 선보인 성인 SF 단편 앤솔로지 <러브, 데스+로봇(Love, Death+Robots)>의 포문을 연 첫 번째 에피소드 <무적의 소니(Sonnie’s Edge)>였다.

100% 컴퓨터그래픽으로 완성된 17분짜리 단편영화 <무적의 소니>는 괴물들을 이용해 도박 결투를 벌이는 암울한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탁월한 괴수 조종 능력을 가진 한 여인의 비밀을 다룬다. 짧지만 강렬한 이미지로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냈다.

차세대 슈퍼 영웅시대의 서막

솔직히 영화 <블러드샷> 안에서 ‘새로움’을 찾기는 힘들다. 음모에 희생되었다가 남다른 능력을 부여받고 복수에 나선 주인공의 설정이라던가 시간이 지날수록 베일을 벗는 비밀과 음모 등은 기존의 작품들에서 무수히 봐왔던 진행과 구조를 답습한다. 배우들의 연기나 캐릭터 역시 특별히 눈에 거슬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눈에 띄게 매력적이거나 인상적이지도 않다. 총체적으로 흘러가는 대로 즐기기에 무난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킬링타임용 영화다.

그러나 요즘 관객들이 선호할 만한 감각적 액션 장면들을 선보이는데 몇몇 신들은 꽤나 인상적이다. 규모보다는 섬세하고 정교하게 설계된 액션 장면들은 시각효과 전문가라는 감독의 전력과 남다른 감각이 크게 빛을 발하는 부분일 것이다.

<블러드샷>은 연출가 데이브 윌슨 데뷔작임과 동시에 제작사 ‘밸리언트 프로덕션’의 첫 극장판 장편영화이기도 하다. 밸리언트 프로덕션은 영화의 원작이 된 동명의 만화를 출판한 ‘밸리언트 코믹스’를 모체로 둔 영상전문제작사이다.

2018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첫 번째 실사 작품 <닌잭 vs 밸리언트 유니버스>를 시작으로 꾸준히 영상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이후 출판사가 보유한 다양한 작품들의 영화화를 야심 차게 계획 중이다. 마블이나 DC의 뒤를 이어 얼마나 성장할지 지켜볼 일이다.

<블러드샷>은 5월 21일 극장과 다양한 OTT 플랫폼을 통해 공개됐다.

코믹 북 브랜드의 새로운 강자 ‘밸리언트’

미국 대중문화의 중요한 초석 중 하나로 대접받는 것이 코믹 북이다. 코믹 북은 단순한 출판이나 영상의 소재뿐 아니라 미국이라는 나라가 영유하고 있는 일상과 문화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valiantmuseum.com

valiantmuseum.com


미국의 코믹스시장은 슈퍼맨·배트맨·원더 우먼 등을 배출한 DC 코믹스와 아이언맨·캡틴 아메리카 등 어벤져스를 보유한 마블의 양대 산맥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중소 출판사들이 존재하지만, 영화 <블러드샷>의 본가라 할 수 있는 ‘밸리언트’ 코믹스는 이들 중 최근 가장 급부상하고 있는 대표적 브랜드라 할 수 있다.

밸리언트 코믹스는 미국의 비디오 게임 제작 및 배급사인 어클레임 엔터테인먼트에 의해 1989년 설립되었다. 그러나 2004년에 모회사라 할 수 있는 어클레임이 파산하면서 이후 독립적 행보를 걷게 되었다. 이미 꽤 많은 작품을 출판해 나름의 방대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고 무엇보다 개별 작품들에 대한 독자들의 평가가 호의적이다.

영화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밸리언트 엔터테인먼트는 이번 <블러드샷>을 시작으로 또 다른 히트 코믹스인 <하빈저>의 영화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후에는 각 영화의 속편과 더불어 이들이 함께 등장하는 영화까지 계획하고 있다.

만화책을 기반으로 오랜 시간 인기를 구가하다 영화계에 진출하며 일명 ‘유니버스’로 통칭되는 단일 세계관을 다급히 정리해 캐릭터들을 모아온 선배들과 달리 애초 출판단계부터 다양한 활용을 염두에 둔 체계성은 후발주자 밸리언트가 지닌 가장 큰 장점으로 거론되는 부분이다.


<최원균 무비가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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