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없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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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없다> 애스트라 테일러 지음·이재경 옮김 반니·2만2000원

-외자본주의로부터 민주주의 구하기-

[신간]민주주의는 없다 外

자유는 공포의 부재라고 누군가 그랬듯이, 어느 정도의 평등을 전제로 한다. 반면 평등만 강조하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 자유와 평등처럼 민주주의 안에는 서로 충돌하는 가치들이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 긴장관계가 무너져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순간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한다. 인종주의·난민혐오 등 오늘날 세계 각지에서 민주주의가 퇴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런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사회학자인 저자는 ‘자유’가 ‘평등’을 압도하면서 경제적 불평등과 무한성장의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로 변했다고 봤다. 선조들이 참정권 확대에 주력했다면 오늘날의 우리는 ‘자본주의로부터 민주주의 구하기’라는 더 무시무시한 과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저자는 자유와 평등, 갈등과 합의, 포함과 배제 등 민주주의의 역설적 가치들을 파헤친다. 완벽한 민주주의는 없지만 나방이 달을 의지해 날듯, 민주주의라는 이상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의식하고 질문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간]민주주의는 없다 外

▲세기의 쏘울 메이트 | 김연 지음·북인더갭·1만5000원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시’와 ‘경제’지만 한 곳을 바라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말을 아끼고 현실을 간명하게 드러내려 한다는 점에서 둘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저자의 표현대로 시가 ‘언어의 경제학’이라면, 경제학은 ‘시적 사회학’인 것이다. 책은 시인이자, 경제학자인 저자가 케인스에서 에이드리언 리치까지 78명의 시인과 경제학들 사이에 오간 깊은 영혼의 교감을 정리한 것이다. 기본소득 같은 사회적 경제에 시적 상상력이 끼친 심오한 영향을 증언하면서 시와 교감하면서 더욱 인간다워진 경제학의 얼굴을 그려낸다.

[신간]민주주의는 없다 外

▲시간 | 홋타 요시에 지음·박현덕 옮김 글항아리·1만5000원

가해국인 일본의 소설가가 피해국인 중국의 지식인을 주인공 삼아 난징 대학살을 다루고 있다. 인간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고 가는 전쟁, 생지옥 같은 광경을 보여주면서 인간의 본질을 묻는다. 난징 대학살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본 우익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신간]민주주의는 없다 外

▲디어 가브리엘 | 할프단 프레이호브 지음 허형은 옮김·문학동네·1만4000원

노르웨이의 작가이자 기자가 쓴 가족에세이다. 자폐증 아들과 섬마을에서 함께 보낸 날들을 기록하면서, 언젠가 혼자 남게 될 아들이 의지할 ‘세상 안내서’를 남긴다. 호기심 많은 아들의 끊임없는 질문에 아버지는 쉬운 대답이 가장 어려움을 깨닫는다.

[신간]민주주의는 없다 外

▲나의 할머니에게 | 윤성희·백수린·강화길· 손보미·최은미·손원평 지음 다산책방·1만4800원

부모를 대신해 우리를 키우고 보듬었던 존재. 여성을 억누르는 부당한 세상에 의해 자신의 이름을 지우고도 한 시대를 오롯이 버텨낸 역사의 증언자. 늘 곁에 있었지만, 정확히 응시한 적 없던 ‘할머니’를 작가 6명이 여섯 편의 소설로 소개한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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