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무, 몸을 가볍게 해주는 다이어트 식품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거리 두기’가 벌써 두 달째다. ‘상실의 5가지 단계’에 부합한 반응을 보일까 궁금했다.

율무는 볏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씨앗은 이뇨·진통·강장 작용이 있어서 부종·방광결석·류머티즘 등에 이용한다. 한약재로 쓰일 때 의이인(薏苡仁)이라고 한다./위키피디아

율무는 볏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씨앗은 이뇨·진통·강장 작용이 있어서 부종·방광결석·류머티즘 등에 이용한다. 한약재로 쓰일 때 의이인(薏苡仁)이라고 한다./위키피디아

“독감 정도일 거야”, “우리나라는 아닐 거야”라고 ‘부정’하다가, 급증하는 확진자 수에 ‘분노’한다. 빠른 상황 직시 후 방역 지시를 따르며 생활에 변화를 주는 ‘타협’을 한다. 그리고 바로 ‘수용’으로 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중요한 ‘우울’ 단계를 그저 지나갈 리 없다. 요즘 환자들이 피로감과 무기력증을 호소하고 있는 이유다.

스트레스를 자극적인 음식으로 푸니 배는 나오고 사지에 힘이 빠진다. 몸도 무겁고 꿉꿉하니 짜증이 난다. 운동 부족과 과식으로 염증성 질환이 잘 생긴다. 지루성 피부염을 비롯해 두드러기·가려움 등 피부질환이 생기고, 관절이 약했던 분들은 무릎이 붓고 삭신이 쑤신다. 이때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허브가 바로 ‘의이인(意以仁)’, 바로 율무쌀이다. 볏과에 속한 율무의 성숙한 종자로 성질이 차갑고 맛이 달면서 담담하다. 위로는 폐의 염증을 꺼뜨리고, 아래로는 뭉친 습기를 제거한다. <동의보감>에는 “폐병으로 피고름을 토하고 기침하는 것을 치료하며, 습열로 인해 근맥이 풀어지고, 당기는 것, 무릎 통증을 잘 잡는다”라고 되어 있다.

다음은 율무로 사지 무력증을 고친 사례다. 40대 중반 여성이 무릎 통증으로 찾아왔다. 과중한 업무로 늘 예민하고 짜증이 심하다고 한다. 늦은 귀갓길, 편의점에서 과자를 잔뜩 사서 “털고 자요”라고 말한다. 혼자서는 도저히 운동을 못 해 거금을 들여 사설 체육관까지 결제했지만 몇 번 가다가 말았다고 한다. 과민 대장 증후군으로 늘 살살 배가 아프고 기력이 없다. 덩치는 산만 해 ‘꾀병’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억울하다고 한다. 이런 분들이 함부로 운동을 시작하면 무릎과 허리를 삐끗하기 쉽다. 식사량을 갑자기 줄이는 다이어트를 하면 체력이 더 바닥나 요요가 빨리 온다. 신진대사율을 높여줘 심폐량을 좋게 하는 처방에 의이인을 넣었다. 율무를 다이어트 약재로 알고 있는 분도 꽤 된다. 이분도 체중이 줄고 팔다리에 힘이 생겨 운동을 하게 됐다. 생리 전 증후군으로 심했던 짜증도 줄었다고 한다.

권혜진 원장

권혜진 원장

<동의보감>은 조금 특이한 율무의 효능을 언급한다. “오래 복용하면 사람의 성품을 부드럽게 만들어 질투하지 않게 한다.” 질투심의 심리 구조를 알면 이해가 된다. 우리는 불안회로가 가동될 때 마음이 급해지고 옹색해진다. 이럴 때 주변의 모든 관심과 혜택을 독점하려는 보상심리가 가동되고 질투와 시기가 올라온다.

과도한 심리적 압박, 해소가 안 된 갈등과 분노, 무의식적 불안은 자율신경계를 과민하게 한다. 이로 인해 잡념이 많아지고, 집중력이 떨어져 능동적으로 활동하기보다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선택을 한다. 거기에서 오는 피해의식이나 육체적인 무기력함은 더욱 몸과 마음을 무겁게 한다. 율무를 다이어트 약재로 쓰면 포만감을 준다. 이러한 안정감이 과잉 식욕을 줄여주고 몸을 가볍게 해 운동 욕구를 높여준다. 다만 진액이 고갈된 몸이나 변비가 있는 이, 임산부에게는 사용을 금하고 있어 진단이 필요하다.

<권혜진 청효대동한의원 원장>

허브에세이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