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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부산·경남 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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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텃밭에서 여권 선전 주목

영남권은 미래통합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총선의 초점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0대 총선에서처럼 이 지역에서 선전할 수 있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부산에서 5석, 경남에서 3석, 대구에서 1석을 얻었다. 정의당은 경남에서 1석을 얻었다. 하지만 20대 국회 도중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무소속으로 대구 지역에서 당선된 홍의락 의원이 민주당으로 복당했고, 부산·울산에서 보궐선거로 각각 한 명씩의 민주당 의원이 더 당선됐다.

총선 유세 시작 첫날인 4월 2일 대구시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수성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오른쪽)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후보가 선전을 다짐하며 악수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

총선 유세 시작 첫날인 4월 2일 대구시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수성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오른쪽)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후보가 선전을 다짐하며 악수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

민주당으로서는 영남권에서 기존의 12석 유지가 목표가 됐다. 통합당은 아성이라고 할 수 있는 TK(대구·경북)에서는 석권을, PK(부산·경남)에서는 30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합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성동규 원장은 4월 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50석, 부울경(부산·울산·경남) 30석을 포함해 총 130석 이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부산·경남 일부 지역구를 제외하고 영남권에서 60석 확보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 김상일 시사평론가는 “영남권은 기본적으로 통합당의 지지가 탄탄하기 때문에 대구 수성갑의 김부겸 의원이나 부산진갑의 김영춘 의원처럼 민주당 정치인의 개인적인 능력이 뒷받침돼야 수성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영남권 지역구는 모두 65석이다. PK가 40석, TK가 25석이다. PK에서는 부산이 18석, 울산이 6석, 경남 16석이다. TK에서는 대구가 12석, 경북에는 13석이 있다.

TK 최대 관심은 김부겸 대 주호영

TK에서 최대 관심 지역은 대구 수성갑이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 이곳에 주호영 통합당 의원이 도전해 4선끼리 승부가 벌어졌다. 주 의원은 옆 지역구인 수성을에서 수성갑으로 옮겨왔다. 민주당으로서는 이 지역구를 잃으면 대구·경북 지역 전체를 잃게 되는 상징적인 교두보가 됐다. 반대로 통합당으로서는 이곳을 뺏어야 TK 석권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곳에서는 여론조사가 여러 차례 이뤄졌다. 대구CBS와 <영남일보>, KBS대구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3월 28∼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주 의원이 53.4%, 김 의원이 34.8%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참조)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3월 28~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주 의원이 44%, 김 의원이 40.1%를 기록했다. 오차 범위 내 접전이었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3월 28일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이 41.3%, 주 의원이 38.3%로 오차범위 내에서 박빙의 차이를 보였다. <매일신문>과 TBC가 소셜데이타리서치에 의뢰해 3월 28일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주 의원이 49.4%, 김 의원이 39.2%의 지지를 나타냈다.

들쭉날쭉한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이 지역 판세는 주 의원이 다소 유리하나 승부를 쉽게 점칠 수 없는 곳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화면접원 조사와 ARS(자동응답전화) 조사에서 차이가 나타나고 있음도 주목해볼 만한 대목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각 여론조사에서 전화면접원 조사인지, ARS 조사인지를 살펴봐야 하고, 유·무선 조사 비율을 봐야 한다”면서 “실제 표심은 ARS조사와 전화면접원 조사의 중간 정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TK의 한 통합당 인사는 “수성갑의 승부를 끝까지 알 수 없는 것은 김 의원이라는 개인적인 능력을 갖춘 후보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김 의원은 20대 총선에서도 열세라는 평을 딛고 이곳에서 압승을 거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대권 도전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4월 2일 총선 출정식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확실히 개혁하는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대구 수성갑 이외에 TK에서 주목하는 선거구는 민주당 현역 의원이 출마하는 지역구다. 홍의락 의원은 대구 북을에서 통합당 김승수 후보와 대결을 펼치고 있다. TBC·매일신문이 소셜데이타리서치에 의뢰해 3월 28∼3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통합당 김승수 후보가 40.6%, 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28.4%, 무소속 주성영 후보 15.5%, 정의당 이영재 후보 2.9%로 나타났다. 통합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주성영 후보가 3월 31일 사퇴하면서 홍 의원은 김승수 후보와 사실상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표지 이야기]대구·경북, 부산·경남 판세

무소속 출마 홍준표 살아남을까

경북 지역에서는 현역으로서는 유일하게 김현권 민주당 의원(비례)이 통합당 후보와 맞붙고 있다. 김 의원은 경북 구미을에서 통합당 김영식 후보와 일전을 겨룬다. 경북도의회 부의장을 지낸 무소속 김봉교 후보가 출마해 지역 언론에서는 이곳에서 3파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K에서는 무소속 후보가 당선을 노리는 지역구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지역구가 대구 수성을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출마해 이인선 통합당 후보와 승부를 겨루고 있다. 여러 차례 실시된 이곳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박빙의 승부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경북 안동·예천 지역구가 통합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 간 접전 지역으로 등장했다. 통합당 김형동 후보가 경선없이 공천을 받은 가운데 통합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권택기·권오을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처럼 보수성향 무소속 후보가 출마한 곳에서 3파전이 벌어지면서 민주당 역시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경북 안동·예천에서 이삼걸 후보, 경북 경산에서 전상헌 후보, 포항 남구·울릉에서 허대만 후보, 칠곡·성주·고령에서는 장세호 후보가 3파전을 펼치고 있다.

TK 지역의 한 통합당 인사는 “수도권과 TK 상황은 정반대”라면서 “수도권 지역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패하면서 풀뿌리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구의원·시의원이 거의 없어졌지만, 아직도 통합당의 지역 조직이 살아 있는 곳이 TK”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때문에 본격적인 선거에 돌입하고 지역 조직이 움직이면, 지금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10% 정도 앞서 있어야 나중에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 지역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정권심판론이 크게 일고 있다는 것이다.

PK 지역은 총선 때마다 격전이 벌어졌다. 특히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치열한 싸움 끝에 얻은 지역구가 이번 총선에서도 격전지가 됐다. 전재수 의원과 박민식 전 의원이 붙은 부산 북·강서갑은 네 번째 리턴매치로 더 관심을 끌고 있다. 박민식 의원이 연거푸 두 번 승리했지만 지난 총선에서는 전 의원이 승리했다.

<부산일보>가 KSOI에 의뢰해 3월 25∼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48.3%, 통합당 박민식 전 의원이 41.3%로 나타났다. <국제신문>이 폴리컴에 의뢰해 3월 20~21일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 전재수 의원 47.1%, 박민식 전 의원이 37.2%였다.

박재호 의원(부산 남구을)의 지역구도 경기 광명을에서 온 이언주 통합당 의원과의 현역 의원 간 맞대결로 격전지가 됐다. SBS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3월 28∼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재호 민주당 의원이 51.2%, 이언주 통합당 의원이 37.2%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왼쪽)과 미래통합당 박민식 전 의원이 3월 26일 부산 북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4·15 총선 북·강서갑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왼쪽)과 미래통합당 박민식 전 의원이 3월 26일 부산 북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4·15 총선 북·강서갑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부산 지역 민주당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춘 의원의 지역구 역시 서병수 전 부산시장과의 대결로 뜨겁다. 통합당이 사실상 김 의원을 낙마시키기 위해 ‘표적 공천’한 지역으로 꼽힌다. 이들 지역 외에도 윤준호 민주당 의원 대 김미애 통합당 후보(해운대을), 최인호 민주당 의원 대 김척수 통합당 후보(사하갑), 김해영 민주당 의원 대 이주환 통합당 후보(연제)의 대결이 부산의 총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 지역의 한 민주당 관계자는 “부산 지역에서는 보수층이 두텁기 때문에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개인기로 돌파하는 것이 최고의 무기”라면서 “결국 이번 총선에서는 그동안의 의정활동으로 유권자들의 평가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부산 지역 선거에서는 평소 문재인 정부에 쓴소리를 많이 한 김해영 의원이 통합당 후보와 맞붙어 승리할 수 있을지가 이 지역 선거의 승패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제 지역구의 승패가 양쪽 승부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부산 지역은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지만, 지난해 가을 이후 정권 심판론이 한때 거세게 불었다. 민주당은 ‘낙동강 벨트 사수’를 공언하며 김두관 의원을 지역구인 경기 김포갑에서 경남 양산을로 투입했다. 이 지역의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가 코로나에 잘 대처하고 있음이 외신을 통해 알려지면서 수도권에서 부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지지도 상승 바람’이 부산에서도 어느 정도 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전보다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합당에서는 다시 정권심판론이 거세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 지역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경태 통합당 의원은 “일부 한두 지역에서 통합당 후보가 고전하고 있고, 3월 말에는 통합당의 분위기가 좀 정체되는 느낌이 있었지만 4월 들어 다시 통합당 쪽으로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관 대 나동연, 오차범위 접전

울산·경남 지역 역시 통합당 후보가 민주당 현역 의원의 지역구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경남 양산을이 대표적이다. 이 지역구에서는 김두관 민주당 의원과 나동연 통합당 후보가 격돌했다. MBC경남이 KSOI에 의뢰해 3월 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두관 의원은 43.7%, 나동연 후보는 43%였다. <부산일보>가 KSOI에 의뢰해 3월 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두관 의원이 41.2%, 나동연 후보가 40.3%였다. 두 조사 모두 오차범위 내 박빙의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으로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김해에서 승리를 점치고 있다. 김해을에서는 김정호 의원이 장기표 통합당 후보와 격돌하고, 김해갑에서는 민홍철 의원이 홍태용 후보와 격돌했다. 울산 북구에서는 이상헌 민주당 의원이 박대동 전 통합당 의원과 리턴매치를 펼친다. 두 의원은 2018년 보궐선거에서 맞붙어 이 의원이 승리했다.

경남 지역에서는 진보정당이 승리한 곳도 격전지가 되고 있다. 정의당 여영국 의원이 2019년 보궐선거에 승리한 창원 성산에서 강기윤 통합당 후보, 이흥석 민주당 후보와 사실상 3파전이 벌어졌다. 울산 동구에서는 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고 있다.

민주당은 4월 1일 PK 지역에서 “한 시간대 교통망 ‘부울경 메가시티’ 구축”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지역 민주당 의원들이 부·울·경 지역 발전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총선에서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역 의원들만이 겨우 선전하고 있는 지역 분위기에 대해 이 관계자는 “20대 총선에서는 여론조사가 더 낮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서 민주당이 선전했다”면서 “지금과 같은 여론조사대로라면 수성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합당도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조경태 통합당 의원은 “지난 총선보다는 통합당이 부산·울산·경남에서 더 나은 선거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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