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글러, 땜장이, 놀이꾼, 디지털 세상을 설계하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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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놀이가 정보혁명의 물꼬

<저글러, 땜장이, 놀이꾼, 디지털 세상을 설계하다> 지미 소니, 로브 굿맨 지음·양병찬 옮김 곰출판·2만2000원

[신간]저글러, 땜장이, 놀이꾼, 디지털 세상을 설계하다 外

미국의 수학자 클로드 섀넌은 단 두 편의 논문으로 정보혁명의 물꼬를 텄다. 시작은 그가 1937년 쓴 <계전기와 스위치 회로의 기호학적 분석>이라는 논문이다. 그는 여기서 참과 거짓 혹은 0과 1의 이진법으로 인간의 의사 결정 과정을 논리 연산으로 표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전기회로로 된 기계가 인간을 대신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 컴퓨터가 등장할 수 있었다. 1948년에는 <통신의 수학적 이론>에서 정보를 확률로 규정한 정보이론을 창시했다. 비트를 이용해 문자는 물론 소리와 이미지 등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전자통신시대의 문을 열어 관련 학계에서 ‘뉴턴’과 같은 위치를 점했지만 지명도로 보면 스티브 잡스보다 못하다. 그가 은둔형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놀이를 하고 있었다. 미로에서 길을 찾는 기계생쥐 같은 온갖 장난스러운 기계를 만들어냈고, 저글링과 체스에 몰두했다. 섀넌의 전기인 이 책은 창의적인 놀이가 가장 중요한 공부라는 것을 보여준다.

[신간]저글러, 땜장이, 놀이꾼, 디지털 세상을 설계하다 外

▲실리콘 제국 | 루시 그린 지음·이영진 옮김·예문아카이브·1만8000원

실리콘밸리의 기술기업들이 정부를 대신해 세상을 구원할 구세주처럼 여겨지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로 기후변화를 막겠다고 하고, 모빌리티 기술로 교통혼잡을 줄이겠다고 한다. 우주개발에도 나서 인간을 화성에 보낼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술기업의 ‘혁신’은 기존산업의 붕괴를 가져왔고, 그 잔해 위에 저임금 노동과 불평등이 확산되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여론조작의 도구가 됐다. 기술기업들은 정부의 영역으로 여겨진 교육·의료·주거에까지 발을 뻗치고 있다. 이 책은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력의 명암을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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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사회학의 도전 | 마크 프레초 지음·조효제 옮김 교양인·1만8000원

엘리트와 민중, 서구와 비서구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한 인권의 역사를 돌아본다. 인권을 둘러싼 갈등은 인권의 실패가 아닌 발전을 위한 출발점이 된다. 사회·역사적 맥락에 따라 다양한 권리가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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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에 대한 생각 | 비 윌슨 지음·김하현 옮김 어크로스·1만7800원

세상은 부유해졌지만 식탁은 가난해졌다. 일에 치여 몸에 해로운 음식을 허겁지겁 집어삼킨다. 아침은 거르고 점심시간은 짧아졌다. 지역의 다양한 요리가 사라지고 음식이 획일화됐다. 저자는 식문화를 바꾸기 위한 사회·경제적 시스템의 변화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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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 박승호 지음·나름북스·1만5000원

노동자·민중의 관점에서 본 한국자본주의 역사다. 시장경제는 자연현상이 아닌 사람이 만드는 것이며, 한국자본주의 형성과 발전도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계급투쟁 역사라고 본다. 신자유주의적 재벌체제로 재편된 한국자본주의 세력 관계의 변화를 살핀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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