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일의 부활’ 새로운 스타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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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양준일의 부활은 열풍을 넘어 신드롬이 되고 있다. 그의 출현은 ‘별의별 일 다 있는’ 연예계에서도 전대미문의 사례다.

위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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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의 등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2년 전 온라인상에서는 ‘뉴트로(복고를 새롭게 해석하는 경향)’ 열풍이 불기 시작했으며, 젊은 누리꾼들은 어린 시절 혹은 태어나기 이전 1990년대 드라마 대사나 가요를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는 본격적으로 과거 가요프로그램 스트리밍 서비스에 뛰어들었고, 그것이 ‘양준일 부활’의 동력이 됐다.

누리꾼들은 과거 영상에 ‘온라인 탑골(공원)’이라는 댓글 놀이터를 만들었다. 그 안에서 유독 튀는 의상과 세련된 퍼포먼스를 보여준 양준일의 모습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를 향한 관심은 옛 스타에 대한 반가움에 그치지 않는다. 다변화 중인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낸 새로운 스타 탄생으로 보는 것이 옳다.

우연에 우연이 거듭된 그의 등장은 대중문화 속 ‘핫한’ 콘텐츠의 요건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매력적인 콘텐츠의 세 가지 요건인 탄탄한 ‘플랫폼’, 진정성 담긴 ‘스토리텔링’ 그리고 그럴싸한 ‘볼거리’라는 삼박자가 그것이다.

양준일의 시작점은 거대 이용자들을 보유하는 플랫폼이다. 그는 유튜브의 확장성을 등에 업고 등장했다. 추억이 있는 동시대 팬들인 3040을 바탕으로 1020 팬들이 새롭게 유입되면서 시너지 효과는 제대로 튀어올랐다.

또 양준일은 첫 무대인 JTBC <슈가맨 3>에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스토리텔링이 부여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30년간 고단했던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20대 나에게 전하는 영상편지’에서 “네 뜻대로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아, 하지만 걱정하지 마. 모든 것은 완벽하게 이뤄지게 될 수밖에 없어”라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가수의 꿈이 좌절되고 영어 강사로 한국 체류를 이어오다 결국 50대에 미국 한식당 종업원이 된 양준일. 대중은 깊은 연민에 빠졌고 그럼에도 삶에 감사하는 그의 태도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대중의 볼거리마저 완벽히 충족시켰다. 여전히 살아 있는 춤선, 아티스트적 감각, 그리고 스키니한 체형은 ‘꽃중년’ 미모를 완성시켰다. 비록 하루 16㎞를 움직여야 했던 고단한 삶의 흔적이긴 하지만 양준일은 이미 패션지 화보 모델과 대기업 광고 모델로 발탁됐다.

“기적 같은 상황에 열심히 적응하는 중이지만 하루하루 쇼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팬미팅 간담회 중)

양준일은 자신을 몰라본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그저 지금의 인기에 어리둥절하고 있다. 팬들은 ‘배부른 꼰대’가 아닌 ‘배고픈 어린 왕자’로 남아준 ‘오빠’를 보며 만감이 교차한다. 일부는 “이미 실패한 스타, 연예계 복귀한들 무엇하랴?”라며 우려의 시선을 보이기도 한다. 걱정할 필요가 있을까? 양준일의 팬들은 과거 부채감으로 인해 ‘양준일이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줄까’가 아닌 ‘우리가 그의 행복을 위해 뭘 해줄 수 있을까’에 집중하고 있다.

양준일은 그에 화답한다. “미안해하지 마라. 환영해준 것만으로 행복하다. 이제 내가 팬들을 감싸주고 싶다”라고. 이로써 한 편의 완벽한 드라마가 완성됐다.

<이유진 스포츠경향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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