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주변 철새도래지 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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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평가에서 누락된 신산리~신천리 구간 서식지 확인

국토교통부의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검토되지 않은 철새서식지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비상도민회의)와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성산읍 주민들이 주축이 된 ‘성산환경을 지키는 사람들’의 설명에 따르면 철새들이 비행기 이·착륙 예정지와 인접한 신산리~신천리 구간 해안가에 밀집해 서식하는 것으로 최근 조사됐다.

제주 제2공항 주변 철새도래지 또 있다

기존 종달리·오조리·하도리 철새서식지의 조류충돌 위험성이 간과됐다는 지적(<주간경향> 1354호)에 이어 그보다 더 높은 위험성이 있는 철새서식지가 조사에서 누락됐다는 뜻이다. 박찬식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은 12월 17일 전화통화에서 “조사결과 공항 예정지의 남북 방향으로 모두 조류충돌 위험성이 큰 상태”라며 “지난 12월 12일 환경부 면담에서 이런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신산리 해안은 제2공항 활주로 예정지에서 1㎞ 떨어져 있다. 신풍리, 신천리 바닷가와의 거리도 각각 3㎞, 4㎞로 멀지 않다. 천미천에서 흐르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먹이가 풍부하고 부근에 광어양식장들이 모여 있어 철새들이 모이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에 참여한 신산리 주민 강석호씨(74)는 “신산리·신풍리·신천리로 이어지는 철새서식지는 하나의 권역으로 수천 마리의 새들이 이곳을 오가며 서식한다”며 “오조리·하도리 철새도래지에 비해 훨씬 거리도 가깝고 위험성이 큰데 이에 대한 검토 없이 제2공항을 강행하면 엄청난 사고 위험성을 안게 된다”고 말했다.

종달리·오조리·하도리보다 더 위험

제주 지역 조류 전문가인 주용기 전북대 무형정보유산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신산리~신천리 경우 바위가 많고 해안가에 바로 접해 철새들이 주로 겨울에 많이 찾는 곳”이라면서 “봄·가을에도 철새들의 이동 경로상에 있어서 비행기 고도와 겹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2공항을 반대하는 이들은 국토부가 널리 알려진 철새도래지를 중심으로만 형식적으로 조사했다며 신산리~신천리 구간을 제대로만 조사했어도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다르게 나왔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12월 3일 환경부에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를 제출한 상태다. 신규공항 건설 시의 조류충돌 위험성이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고, 주민갈등 해소 방안 등을 담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완 요청을 받아 다시 제출한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토부의 보완서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국립생태원 등에서 검토 중이라 동의·부동의 등을 말하기 어려운 단계”라며 “(철새도래지 추가 조사 등) 보완이 필요하다면 한 번 더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찬식 상황실장은 “국토부의 보완서 내용이 공개적인 검증을 받아야 하지만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조건부 동의를 할 경우 최소한 도의회가 진행하는 각종 여론 수렴 과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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