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펑펑 올 때는 (눈을) 쓸 때를 기다려야 한다. 지금 쓸면 또 눈이 쌓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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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 울산시장이 12월 11일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에 대한 청와대의 이른바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밝힌 입장이다. 이어 송 시장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성경의 가르침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결백하다는 사실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송 시장이 공식석상에서 관련 사안에 대해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송철호 울산시장 / 경향 DB

송철호 울산시장 / 경향 DB

송 시장은 다소 시적인 표현으로 기자회견장에서 하명수사 의혹에 대한 공세를 막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당장 자유한국당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송 시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한국당이 주장하는 송 시장의 혐의는 공무상비밀누설과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검찰의 수사망도 점차 송 시장의 주변부로 향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2월 울산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지만 당에서 송철호 현 시장을 울산시장 후보에 단수공천하자 예비후보직을 사퇴한 바 있다.

한편 임 전 최고위원은 검찰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의 하명수사는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발언의 배경에는 내년 총선이 있다고 본다.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임 전 최고위원의 입장에서 정부 여당에 불리한 발언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명수사 의혹을 둘러싸고 말이 말을 만들고 있다. 송 시장의 어깨에 ‘눈이 쌓이고’ 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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